솔라나(SOL)가 8월 28일 메인넷의 목표 슬롯 시간을 400밀리초에서 300밀리초로 줄였다. 외부 시장 가격과 온체인 거래 가격 사이의 지연은 짧아질 수 있지만, 유동성 공급자와 마켓메이커, 검증자에게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서로 다르다.
이번 변경은 슬롯 시간을 400밀리초에서 200밀리초까지 350·300·250·200밀리초 단계로 줄이는 SIMD-0525의 일부다. 솔라나 재단은 단계별로 네트워크 구조와 검증자 부담을 함께 조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슬롯은 검증자가 블록을 생성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 단위다. 슬롯이 짧아지면 외부 시장 가격이 움직인 뒤 자동화마켓메이커(AMM)의 가격이 뒤처지는 시간이 줄어들어, 오래된 가격을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와 유동성 공급자의 가격 지연 손실이 감소할 수 있다.
다만 효과는 AMM의 수수료와 시장 변동성에 따라 달라진다. 수수료를 부과하는 전통적 AMM은 차익거래자가 수익을 확보하려면 더 큰 가격 괴리를 기다려야 해 짧은 슬롯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 수수료가 낮거나 가격 변동성이 높으면 짧은 시간에도 차익거래 기회가 생겨 슬롯 단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솔라나 재단이 공개한 최근 5일 표본에서는 관측된 원자적 차익거래 수익의 약 36%가 순수 온체인 거래소에서 발생했다. 전체 거래 흐름의 60% 이상은 독점형 AMM으로 라우팅됐다. 두 수치는 각각 수익 비중과 거래 흐름 비중을 뜻해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다.
독점형 마켓메이커는 외부 가격과 오라클, 자체 호가의 신선도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 AMM이 가격 지연으로 부담하는 손실이 줄어드는 현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슬롯 단축이 차익거래를 일괄적으로 없애거나 모든 마켓메이커의 비용을 같은 폭으로 줄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샌드위치 공격에 미치는 영향도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슬롯이 짧아지면 공격자가 사용자의 거래를 확인하고 경쟁 거래를 제출할 시간이 줄어든다. 반대로 거래 체결 전 경쟁 거래가 감소하면 사용자가 설정한 슬리피지 범위가 더 많이 남아 빠른 공격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론적 배경에는 수수료와 이산적인 블록 생성 시간을 반영한 AMM 연구가 있다. 해당 연구는 블록 생성 빈도가 높아질수록 차익거래자가 얻는 이익과 유동성 공급자가 부담하는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실제 솔라나 시장에는 독점형 AMM과 다양한 거래 라우팅 구조가 함께 존재한다.
검증자에게는 비용 부담이 더 직접적이다. SIMD-0525 제안서는 슬롯별 작업 한도를 슬롯 시간에 맞춰 줄여 초당 처리 용량을 대체로 유지하는 구조를 제시한다. 블록은 더 자주 생성되지만 각 블록의 작업량은 작아지는 방식이다.
반면 온체인 투표를 계속 사용하는 검증자는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투표 거래를 제출해야 한다. 최종 200밀리초 단계에서는 400밀리초 단계보다 단위 시간당 투표 빈도가 대략 두 배가 될 수 있다. 솔라나 재단은 규모가 작은 검증자일수록 블록 생성 기회로 비용을 회수할 여지가 작아 절대적인 투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알펜글로(Alpenglow) 합의 구조에 적용되는 검증자 입장권(VAT)은 단계별로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제안서에는 400밀리초 단계의 1.6 SOL에서 300밀리초 단계 1.2 SOL, 최종 200밀리초 단계 0.8 SOL로 조정하는 값이 담겼다. 이는 알펜글로가 적용된 검증자에 관한 설계값으로, 현재 모든 검증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변화는 앞서 메인넷 슬롯 시간이 350밀리초로 낮아진 단계적 업그레이드의 후속 조정이다. 당시에도 슬롯 시간이 짧아져 확인 지연을 줄일 수 있지만 네트워크 전체 처리량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제시됐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짧은 슬롯이 가격 신선도와 체결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RPC 지연과 거래 실패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공개된 SNS 반응은 수집 제한으로 전체 규모와 대표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커뮤니티 의견을 시장 전체의 평가로 확대하기도 어렵다.
Anza의 Agave v4.3 일정표에는 9월 14일 스테이크의 25% 업그레이드 권고, 9월 21일 일반 도입 권고, 9월 28일 메인넷 기능 활성화 재개 목표가 적혀 있다. 모든 날짜는 잠정 일정으로 규정돼 있어 실제 적용 시점은 후속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슬롯 단축의 핵심은 처리량을 단순히 두 배로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솔라나 재단은 전체 블록 공간을 늘리기보다 더 짧은 간격으로 더 작은 블록을 생성하는 구조를 제시했으며, 유동성 공급자와 마켓메이커, 검증자별 실제 비용과 효과는 후속 실측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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