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사업 전면 진출…이해충돌 논란 확산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사업에서 금전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부동산과 암호화폐 관련 해외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 중이며, 이들 사업이 대통령 본인의 이해관계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최근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돌며 부동산 및 암호화폐 기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는 두바이에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포함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한 파티에 참석했고, 도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붙은 고급 빌라와 골프장 조성 사업 계약 체결식에 얼굴을 비쳤다. 이 사업은 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회사가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의 형 트럼프 주니어는 동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유료 연설과 대통령 지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의 활동 역시 트럼프 가문의 사업 확장과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작년 9월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공동 출범시키고,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의 밈(Meme) 코인을 판매했다. 지난 3월 말에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이라는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도 참여해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현직 대통령 가족이 암호화폐 같은 민감한 정책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히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하고 있어, 사익 추구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백악관 측은 “자녀들이 신탁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있어 이해충돌은 없다”고 밝혔지만,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재무 보고 내용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최근 사업들로부터 수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미국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과거 어떤 대통령 사례에서도 본인의 이익과 이렇게까지 연결된 경우는 없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에릭 트럼프는 가상자산 관련 문제에 대해 “우리 사업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하기 전부터 시작됐다”며 “우리는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트럼프 주니어 역시 “내가 밥 벌이를 위해 해온 일을 대통령 재임 중이라고 해서 중단하라는 건 부당하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산업이 미국 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현직 대통령 가족이 얼마나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개인 이익을 얻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