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러 사이언티픽, 향후 3년간 비트코인 10만 5,000개 매입 선언…총 13조 원 규모

| 손정환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의료기술 기업 셈러 사이언티픽(Semler Scientific)이 향후 3년간 비트코인(BTC) 10만 5,000개를 매입하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0.5%에 해당하는 규모로, 약 97억 9,100만 달러(약 13조 6,027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셈러 사이언티픽은 이번 대규모 BTC 매입 계획을 자체 현금 흐름 외에도 부채 조달과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실행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5월 약 4000만 달러(약 556억 원) 규모의 첫 비트코인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이후에도 꾸준히 매입을 이어왔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1500개 이상의 BTC를 확보했고,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매입인 871 BTC는 지난 2월에 이뤄졌다.

현재 셈러 사이언티픽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4681만 8,000달러(약 6,511억 원) 상당이며, 이는 미국 내 비트코인 보유 기업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회사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 단가는 9만 2,158달러(약 1억 2,810만 원)로, 14.39%의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올해 말까지 BTC 보유량을 1만 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회장 에릭 셈러(Eric Semler)는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사업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비트코인의 강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혀, 해당 전략이 단기적 수익 확보보다 장기적 자산 전환을 노린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업들의 BTC 집중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명 트레이더 밥 루카스(Bob Loukas)는 이들이 향후 암호화폐 시장을 "성층권 수준으로 밀어 올릴 수 있지만", 동시에 극적인 붕괴 위험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 바이오 기업이기에 더 주목받는 셈러 사이언티픽의 이례적 선택이, 전통 산업 기업들의 암호화폐 접근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같은 대규모 ‘기업 축적 전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