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ETF, 7월 현실화되나... SEC 합의에 업계 '기대감 고조'

| 손정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정 공방을 끝낸 리플이 XRP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면서, 업계에서는 오는 7월 중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리플은 SEC와의 항소를 철회하고 약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규모의 합의안을 수용함으로써, XRP의 기관 판매 제한이 공식적으로 해제됐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소송 중 하나가 마무리되면서, XRP ETF 추진의 걸림돌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다.

이번 합의는 당초 제시됐던 1억 2,500만 달러(약 1,738억 원)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SEC가 사실상 XRP에 대해 완전한 규제 명확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인공지능 분석 플랫폼 AIXBT는 이를 기점으로 오는 7월 ETF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으며, ETF스토어의 네이트 게라치(Nate Geraci) 대표 역시 블랙록 등 주요 자산운용사가 XRP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XRP ETF가 출시된다면 초기에 약 8,500만 달러(약 1,182억 원)의 유입이 성공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금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현재 XRP의 현물 시장 규모는 비트코인의 약 7.5% 수준이며, 과거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출시 첫 주에만 약 140억 달러(약 19조 4,600억 원)의 거래량과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가 넘는 자금 유입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제 시장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가 법적 분쟁의 ‘완전한 종결’을 선언한 뒤, XRP 가격은 약 5% 상승했으며, AIXBT는 XRP가 현재 가장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가진 암호화폐라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XBT는 투자자들의 롱 포지션 쏠림 현상이 과도해질 경우, 단기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장기적으로는 제도권 진입 확대와 XRP 원장(XRP Ledger)의 실사용 분야 확산 등 긍정적 변화가 기대되지만, ETF 승인 여부와 타이밍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7월 ETF 신청 여부와 함께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반에크, 비트와이즈, 캐너리 캐피탈 등 주요 운용사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XRP가 규제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본격적 기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따라 XRP의 생태계는 큰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