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비트코인·시바이누, 기술적 하락 경고…약세장 본격화 신호?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약세 흐름에 접어들면서 비트코인(BTC), 리플의 XRP, 시바이누(SHIB) 등 주요 자산들이 기술적 경고를 보내고 있다. 특히 XRP는 일시적 반등이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불과했음이 확인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부각됐다. 반면 비트코인은 고전적인 '세 개의 검은 까마귀(Three Black Crows)' 패턴을 형성하며 중단기 매도 신호를 점멸시키고 있으며, 시바이누는 삼각 수렴 패턴의 하단을 시험받는 상황이다.

XRP는 최근 3.00달러(약 4,170원)선을 돌파하며 일시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거래량과 매수세 부족 탓에 이내 다시 밀려났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반등 이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XRP는 10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에서 반등을 시도했지만, 50일 EMA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하락으로 전환됐다. 현재 26일 EMA 역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가운데, 주요 지지선인 2.75달러(약 3,823원)를 다시 시험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마저 이탈하면 2.45달러(약 3,406원)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더 심각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일봉 차트상에서 나타난 '세 개의 검은 까마귀'는 연속 3일간의 장대 음봉을 의미하며, 통상 강한 하락 반전을 시사한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과 9월 금리 인하 기대 등 거시경제 모멘텀만 보면 위험 자산에 우호적이지만, 시장 반응은 이와 정반대다. 비트코인은 11만 6,500달러(약 1억 6,180만 원) 부근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100일 EMA 근처인 11만 800달러(약 1억 5,061만 원)선까지 밀려났다. 이마저 무너지면 다음 주요 지지선은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로, 보다 깊은 조정 가능성이 열린다.

시바이누(SHIB)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장기간 이어져온 대칭 삼각형 수렴 패턴의 하단부에서 가격이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0.00001150달러(약 0.016원) 이하로 급락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SHIB 역시 전체 암호화폐 시장과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패턴 돌파에는 거래량 증가가 필수인데, 현재로서는 뚜렷한 자금 유입이 없어 하방 이탈 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RSI(상대강도지수) 등 모멘텀 지표도 부진하다. 대부분의 자산에서 RSI는 중립 구간에서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매수세 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SHIB가 반등을 꾀하려면 0.00001300~0.00001400달러(약 0.018~0.019원)대를 회복하고, 0.00001450달러(약 0.020원) 이상에서 강한 돌파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종합적으로 XRP와 비트코인, SHIB 모두 단기적인 약세 흐름에서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거래량 감소, 기술적 저항대 돌파 실패, 하락 신호의 다발적 출현은 향후 몇 거래일간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시장은 여전히 거시경제 호재를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내부 유동성이 위축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조정이 아닌 보다 구조적인 약세장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