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고래들, 현물 ETF로 대이동…세금 혜택·다변화 전략 본격화

| 민태윤 기자

장기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BTC)을 매도하고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대형 보유자들이 수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틴 히스보에크 업홀드 리서치 총괄은 26일 “오래 비트코인을 보유해온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ETF를 통한 재매수”라며 “미국 규제 환경에서 ETF는 상당한 세금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초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자체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이야말로 진짜 혁신이라고 보고 있다”며 “현재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고 있고,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고래 투자자의 온체인 움직임에서도 포착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조기 차익거래자로 알려진 오웬 군덴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만 1,000개 중 3,549개를 최근 거래소로 이체했다. 다른 비트코인도 일제히 벗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는 단순한 투매라기보다는 장기 투자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한다. ETF를 활용하면 일부 세금 회피가 가능하고, 이 밖에도 이더리움(ETH)이나 폴리곤(MATIC) 등으로 자산을 일부 전환하며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시장은 고래 매도와 기관 매수 흐름이 맞물리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향후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로의 자산 이동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