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9만 달러(약 1억 3,190만 원) 선 아래로 하락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빠르게 잦아들었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22일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2% 상승한 89,582달러(약 1억 3,13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중에는 87,300달러(약 1억 2,795만 원)까지 하락한 뒤 90,295달러(약 1억 3,230만 원)까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8% 하락하면서 87,653~96,875달러 범위에서 움직였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이자 코인뷰로 공동 창립자인 닉 퍼크린은 미국의 CLARITY 법안 지연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 연설 말미에야 이 법안을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암호화폐가 당장의 최우선 과제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서명을 곧 하겠다고 밝혔지만, 퍼크린은 "지금까지 수차례 지연됐고 이번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잠깐의 낙관론은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약속으로 인해 생겼지만, 나토(NATO) 국가들에 대한 관세 철회 소식마저도 비트코인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 자산의 미래에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핵심 요소는 관세보다 규제 명확성"이라며 "클래리티 법안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라는 안갯속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BOB 공동 창립자인 돔 하르즈는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오히려 '상대적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달 비트코인은 2% 상승했다"며 "최근 다보스포럼에서도 투자기관과 리더들이 '신뢰 가능하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르즈는 또 "기관투자자들이 단순히 BTC를 보유하는 데서 더 나아가, 이를 생산성 있는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 생태계 안에서 탈중앙 금융(DeFi) 인프라가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격차 자체가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플랫폼 비트유닉스에 따르면, 최근 국채 시장의 이상 움직임이 투자시장 전반의 민감도를 키우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의 30년,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루 만에 각각 25bp 넘게 급등하면서 사실상 '유동성 쇼크'가 발생했다. 이 여파는 미국 국채시장까지 확산됐고, 미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 재무장관이 다보스에서 시장 안정을 호소했지만, 비트유닉스 애널리스트들은 "구두 개입만으로는 불안정성이 완전히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여전히 일본의 급격한 금리 인상, 일본은행의 비전통적 국채 매입 가능성,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구조적 압력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유닉스는 "이 같은 국채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비주권성 자산으로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최근 조정은 단기적인 이슈보다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 크다. 정책 지연, 국채 시장 불안, 글로벌 통화 정책의 유동성 일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투자자 심리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CLARITY 법안이 얼마나 빠르게 가시화되느냐가 향후 시장 방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안 처리 지연이 이어질 경우, 암호화폐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 속에서 당분간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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