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2000달러(약 289만원) 부근에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온체인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이더리움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약 3000억달러) 가운데 53% 이상, 약 1590억달러(약 229조8000억원)를 품고 ‘기관용 크립토’ 결제 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차트는 횡보해도 ‘인프라 해자’는 더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미스터비스트(MrBeast) 브랜드로 알려진 비스트 인더스트리즈(Beast Industries)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하우젠볼드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이더리움을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백본(backbone)’으로 불렀다. 토큰 가격의 일상적 등락과 별개로, 금융 인프라로서의 이더리움 가치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예치·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약 1590억달러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일부 집계에선 1534억달러로 추산되며, 이 경우에도 글로벌 공급의 약 60%에 가깝다. 수치의 차이는 집계 시점과 포함 자산 범위에 따른 것으로, 핵심은 ‘이더리움 쏠림’이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기관 수요가 이더리움에 고착되는 이유로는 ‘속도’보다 ‘결제 확정성(finality)과 유동성’이 꼽힌다. 비스트 인더스트리즈가 145만 사용자를 보유한 금융 리터러시 앱 ‘스텝(Step)’을 인수하며 핀테크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도, 대형 자금이 움직이는 곳은 결국 가장 깊은 유동성이 있는 결제 레일이라는 해석이다. 하우젠볼드가 이끄는 조직은 비트마인(Bitmine)으로부터 2억달러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단기 급등락을 노린 거래보다 월간 수조달러 단위로 움직이는 결제 트래픽 ‘레일(rails)’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제도 환경도 한몫했다. 2024년 ‘GENIUS Act’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제공했지만, 기관들의 점유율을 실제로 흡수한 쪽은 이미 유동성이 형성돼 있던 이더리움이었다. 특히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핵심 스테이블코인이 네트워크 내에서 대규모로 유통되며 ‘유동성이 있는 곳에서 발행하고, 발행이 몰리니 더 유동성이 깊어지는’ 자기강화 고리가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이 구조는 리플(XRP) 등 경쟁 네트워크가 단기간에 흔들기 쉽지 않은 진입장벽으로 평가된다.
다만 소매(리테일) 이용자들의 체감은 다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흐름 데이터는 ‘공급(담보)’은 이더리움에 쌓이지만, ‘거래(속도)’는 다른 체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와이즈(Bitwise) 리서치 애널리스트 대니 넬슨에 따르면 2025년 말 솔라나(SOL) 기반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단기간에 40% 급증하며 이더리움의 성장률을 앞질렀다. 수수료가 낮고 처리 속도가 빠른 환경을 선호하는 트레이더가 이동한 결과로, 일간 활성 이용자 수에서도 솔라나가 230만명, 이더리움이 70만9000명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비교가 나온다.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이더리움 레이어2 ‘베이스(Base)’도 존재감을 키웠다. 베이스는 메인넷에 비해 스테이블코인 잔고(공급)는 작지만, 2026년 1월 한 달 동안 서클(Circle)의 유에스디코인(USDC) 전송이 5조3000억달러 규모로 처리됐다는 데이터가 제시됐다. 이는 레이어2에서 ‘소액이 빠르게 여러 번 이동하는’ 고회전(velocity) 결제가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요약하면 이더리움 메인넷은 고가치 담보가 쌓이는 ‘저축 계좌’에, 솔라나와 베이스 같은 고속 체인은 일상 결제가 빈번한 ‘당좌 계좌’에 가까운 역할 분화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다. 이 흐름 속에서 멀티체인 확장 수혜는 서클이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USDC가 여러 고속 체인으로 퍼지며 발행사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더리움의 ‘준비통화(리저브) 네트워크’ 지위가 당장 흔들리진 않는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가격은 여전히 답답하다. 이더리움은 1960달러(약 283만원) 부근에서 거래되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시장에선 2000달러가 심리적·기술적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이 구간을 지키면 다음 상승 구간으로 넘어갈 기반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이탈할 경우 1500달러(약 216만원)까지 열려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 경우 2021~2022년 FTX 사태 이후 회복분이 상당 부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수급 요인은 오히려 우호적이다. 전체 ETH 공급의 약 31%가 스테이킹돼 유통 물량이 줄었고, 2024년 이후 1000만개 이상의 코인이 시장에서 잠겼다는 추정이 나온다. 스테이킹은 보유자가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하는 대신 보상을 받는 구조로, 유통량 감소가 장기적으로 가격에 ‘공급 충격’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연말 7500달러 전망을 제시한 것도 이런 공급 구조 변화를 근거로 들었다.
다만 촉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모멘텀 지표로 언급되는 RSI는 41 수준으로 중립권에 머물러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시장이 기대하는 건 이더리움에 쌓여 있는 스테이블코인 ‘드라이파우더’가 위험자산으로 순환되는 순간이지만, 그 전까지는 ‘가치가 정산되는 규모’와 ‘토큰 가격’ 사이 괴리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ETH가 2000달러 부근에서 횡보하더라도, 온체인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스테이블코인 공급의 절반 이상(약 1590억달러)이 이더리움에 쌓이며 ‘기관용 결제 레이어’로 고착화되는 흐름, 메인넷은 ‘담보(저축 계좌)’, L2·솔라나 등은 ‘결제(당좌 계좌)’로 역할이 분화되는 흐름은 차트만 보고는 놓치기 쉽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필요한 건 “오를까/내릴까”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가 쌓이고(유동성·스테이블코인·스테이킹), 어디로 흐르며(L2 전송·체인 이동), 그 구조가 가격에 언제 반영되는지를 읽는 능력입니다.
토큰포스트 아카데미는 스테이블코인 ‘해자’와 멀티체인 결제 레일의 변화를 온체인·토크노믹스·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2단계: The Analyst (분석가) — 스테이블코인 ‘1590억달러’ 같은 네트워크 우위가 가격과 어떻게 괴리되는지, 온체인/토크노믹스로 검증하는 법
Onchain Analysis: 블록체인 탐색기 활용, 시장 타이밍 지표(MVRV-Z, NUPL, SOPR), 네트워크 건전성 지표를 통해 “차트 밖에서 진행되는 변화”를 데이터로 확인합니다.
Tokenomics: 락업 해제·인플레이션·스테이킹 구조를 분석해 ‘공급 충격’ 가능성과 리스크를 분리해 봅니다.
5단계: The DeFi User — 메인은 담보, L2는 결제: 레이어2·디파이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일하는지’를 이해하는 단계
Lending & Borrowing (LTV, Liquidation): 담보·청산 리스크를 관리하며 스테이블코인 활용 전략을 점검합니다.
Liquidity pools & Yield Farming / Impermanent Loss: 결제 속도가 빨라지는 체인 환경에서 수익과 손실 구조를 계산하는 실전 감각을 익힙니다.
7단계: The Macro Master — “유동성(denominator)”과 시장 사이클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 드라이파우더가 위험자산으로 순환되는 ‘그 순간’을 읽는 프레임
가격이 멈춰도, 인프라는 움직입니다. 차트의 횡보에 갇히지 않고 ‘기관이 머무는 이유’와 ‘유동성이 흐르는 방향’을 데이터로 해석하는 기준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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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ETH 가격은 2000달러 부근에서 횡보하지만, 온체인에서는 이더리움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의 ‘표준 레이어’로 굳어지는 중
-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약 3000억달러 중 53%+ (약 1590억달러)가 이더리움에 쌓이며 ‘유동성 해자(진입장벽)’ 강화
- 사용 체감(속도·수수료)은 솔라나·Base(L2)로 이동: 메인넷은 ‘담보/저장’, 고속 체인은 ‘결제/회전’으로 역할 분화
- 규제 명확화(예: GENIUS Act)가 있어도, 실제 자금은 이미 유동성이 깊은 체인으로 더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
💡 전략 포인트
- ‘가격’보다 ‘레일(결제 인프라) 점유율’로 관찰: 이더리움의 스테이블코인 잔고와 USDT/USDC 집중도는 장기 펀더멘털 지표
- 멀티체인 시대에서는 L2/대체체인 거래 증가가 곧바로 이더리움 약세를 뜻하지 않음: 메인넷의 담보 축적 + L2의 결제 확장 동시 진행 가능
- 공급 측면에선 스테이킹(ETH 공급의 약 31%)이 유통량을 줄여 장기적으로 ‘공급 충격’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단기 촉매(리스크온 전환)는 별도 변수
- 기술적으로는 2000달러 방어 여부가 심리적 분기점, 이탈 시 1500달러대 열릴 수 있다는 경계와 동시에, 온체인 기반이 가격 하방을 완충할 여지도 공존
📘 용어정리
-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코인(예: USDT, USDC)
- 결제 확정성(Finality): 거래가 되돌릴 수 없게 ‘최종 확정’되는 성질(기관은 속도보다 확정성과 안정성을 중시)
- 유동성(Liquidity): 원하는 시점에 큰 금액도 가격 충격 적게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의 두께
- 레이어2(L2): 이더리움 위에서 거래를 빠르고 싸게 처리하고 결과를 메인넷에 정산하는 확장 네트워크(예: Base)
- 스테이킹(Staking): ETH를 네트워크 검증에 예치해 보상을 받는 구조로, 유통 물량 감소 효과가 있을 수 있음
Q.
이더리움 가격이 횡보하는데도 ‘인프라 해자’가 깊어진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가격(토큰 시세)과 별개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안에 쌓여 있는 스테이블코인 잔고가 매우 크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약 3000억달러 중 1590억달러 수준이 이더리움에 존재해 기관들이 실제 결제·정산 레일로 계속 활용하고 있습니다. 즉 차트는 조용해도, ‘돈이 모이는 기반(유동성·정산 신뢰)’은 더 강해졌다는 의미입니다.
Q.
왜 기관은 솔라나처럼 빠른 체인보다 이더리움을 더 선호하나요?
기관은 단순 속도보다 거래가 최종 확정되는 안정성(finality)과 깊은 유동성을 더 중시합니다. USDT·USDC 같은 핵심 스테이블코인이 이더리움에 두껍게 형성돼 있어, 대규모 자금을 움직일 때 슬리피지(가격 충격)가 상대적으로 작고 정산 신뢰도도 높습니다. 이런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신규 자금도 다시 이더리움으로 모이는 자기강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Q.
솔라나·Base로 거래가 이동하면 이더리움은 약해지는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사 해석처럼 ‘메인넷(이더리움)은 담보/저장(저축 계좌)’, ‘고속 체인·L2는 결제/회전(당좌 계좌)’로 역할이 나뉘는 흐름일 수 있습니다. 즉 거래 건수·속도는 L2/대체체인이 가져가도, 큰 자금의 담보와 핵심 유동성이 이더리움에 남아 있으면 ‘준비통화 네트워크’ 지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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