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가 다시 시장을 흔들었다. 비트코인이 주말 사이 급락하며 지난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23일 시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9192달러까지 밀리며 24시간 기준 2.2%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3.1% 내리며 상승 흐름이 꺾였다.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데 있다.
트럼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주요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민간 전력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돌 양상이 한 단계 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란은 역내 에너지·담수화 시설을 ‘정당한 공격 목표’로 간주하겠다고 맞서며 긴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인 만큼, 유조선 운항 차질과 공급 축소 우려가 동시에 부각됐다. 일부 산유국은 수출 차질로 감산에 나섰고, 국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전황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남부 핵 관련 시설 인근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인프라 공습을 확대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양측 모두 전쟁 목표 달성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전력·에너지 시설이 주요 타깃으로 부상하면서 민간 피해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정학 불확실성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 쏠림이 청산으로 이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2억99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고, 이 중 85%가 롱 포지션이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만 각각 1억2200만달러, 9570만달러 규모의 롱 청산이 발생했다.
알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은 2114달러로 1.8% 하락했고, XRP와 솔라나, 도지코인 등 주요 종목 대부분이 2~3%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유지한 대형 자산은 이더리움과 솔라나 정도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순 조정이라기보다 ‘기대 붕괴’에 따른 재가격 형성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주 비트코인 상승은 전쟁 완화 기대를 반영한 흐름이었지만, 주말 사이 분위기가 급변하며 그 전제가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됐고, 트레이더들은 방향성 베팅을 줄이며 관망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48시간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와 인프라 타격 현실화 가능성이 단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가격 결정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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