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이 확률을 반영하는 도구를 넘어 실제 사건의 발생 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코인데스크 크립토롱앤숏에 따르면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은 단순한 예측 기능을 넘어 현실 세계의 불안정성을 금융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시장은 오랫동안 정보를 집계해 가격으로 반영하는 효율적인 도구로 평가돼 왔다. 학계에서도 기존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은 단순한 전망을 넘어 전쟁, 정치적 불안, 사회 혼란과 같은 현실 사건을 거래 가능한 금융 상품으로 전환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구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폴리마켓에서는 이용자가 이더리움, 솔라나, 비트코인 등 다양한 체인에서 자산을 이동시키면 이를 폴리곤 기반 USDC.e로 전환한 뒤 ‘예/아니오’ 형태의 토큰화된 포지션으로 거래하고 정산한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제공을 넘어 글로벌 자금 접근성과 크로스체인 유동성, 낮은 거래 장벽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사회적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나 정치적 사건을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 경우 특정 사건에 대해 내부 정보를 가진 참여자가 이를 수익화하려는 유인이 발생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테러, 암살, 전쟁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사건에 대한 계약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사건이 단순한 정보 반영을 넘어 실제 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참여자가 단순히 정보를 아는 수준을 넘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다. 학계 연구에서도 외부 유인이 존재하거나 참여자가 사건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정보 집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시장은 확률을 반영해야 하지만 시장 자체가 유인을 제공하는 구조가 되면 그 확률 자체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 공격과 이란 최고지도자 교체 관련 예측시장 거래에서 비정상적으로 타이밍이 맞는 베팅이 포착되며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핵폭발 관련 베팅이 여론 반발로 삭제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참여자만 비공개 정보를 활용하더라도 시장 전반에는 정보보다 접근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
또 다른 위험은 예측시장이 미디어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시오스는 예측시장 계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왜곡되거나 맥락이 빠진 정보를 확산시키며 시장 가격을 사실처럼 소비하도록 만든 사례를 지적했다. 소규모 시장의 확률이 캡처 이미지 형태로 확산되면서 사실 확인 이전에 여론을 형성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경우 참여자는 실제 사건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정보 환경 자체를 왜곡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기존 금융시장과 다른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의 특성으로 평가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단순히 가격이 형성된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정당한 시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결제 시스템 개선, 투명성 확대, 자본시장 효율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전쟁이나 정치 불안과 같은 사건에 대한 투기 구조를 고도화하는 방향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예측시장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를 넘어 불안정성을 활용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참여 방식과 권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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