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수주째 ‘매도 압력’에 시달리는 가운데, 바이낸스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포지션 청산이 확인됐다. 크립토퀀트 분석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XRP 미결제약정은 약 7억2149만 XRP 줄었고, 여기에 비트겟·비트파이넥스까지 더하면 한 기간 동안 총 8억6400만 XRP가 사라졌다.
13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번 감소는 단순한 변동성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 XRP 선물 거래량의 가장 큰 비중을 처리하는 거래소다. 이곳에서 미결제약정이 급감했다는 것은 트레이더들이 레버리지 노출을 대거 줄였거나, 가격 흔들림에 버티지 못한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흐름은 바이낸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비트겟에서는 약 1억3210만 XRP, 비트파이넥스에서는 1096만 XRP가 줄었다. 서로 다른 이용자층과 지역 기반을 가진 주요 거래소 3곳에서 동시에 미결제약정이 감소한 만큼, 시장 전반에서 XRP에 대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투자자들이 하락장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정리한 경우다. 다른 하나는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되며 시장의 과열이 씻겨 나간 경우다. 어느 쪽이든 단기 수급이 크게 약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가격 흐름도 여전히 무겁다. XRP는 현재 1.30달러 안팎에서 좁은 구간을 형성하고 있지만, 50일선·100일선·200일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주요 이동평균선이 모두 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추세 반전 신호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저점에서 거래량이 급증한 뒤 이후 거래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이는 공포성 매도가 진정됐다는 뜻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1.25달러 이탈 여부가 다음 방향을 가를 분기점으로 꼽힌다. 반대로 1.50달러를 회복해야 비로소 하락 추세 전환 가능성을 논할 수 있다.
XRP는 당분간 레버리지 정리와 현물 수급 사이에서 방향을 찾는 구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규모 미결제약정 감소는 시장이 한 차례 ‘과열’을 덜어낸 신호일 수 있지만, 동시에 아직 새로운 상승 동력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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