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하루 6억35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인 8만달러 아래로 밀렸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 지표가 금리 인하 지연 우려를 키우면서, 최근 반등에 나섰던 기관 자금이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총 6억35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9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단일 일간 이탈이다. 특히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만 약 2억85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매도 압력을 키웠다. 전날에도 2억3320만달러가 유출돼, 기관 투자심리는 불과 48시간 만에 급격히 식었다.
이번 흐름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더 강해졌다. 4월 CPI는 전년 대비 3.8% 올라 전망치 3.7%와 지난달 3.3%를 모두 상회했다. 물가가 다시 뜨거워지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더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7일 이동평균 자금 흐름은 하루 평균 마이너스 8800만달러까지 떨어져, 2월 중순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이번 매도는 지난 2월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는 시장 약세 속 자금 이탈이었지만, 이번에는 비트코인이 8만달러 부근에서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던 가운데 매도가 나왔다. 시장이 두려움보다 ‘기회’를 먼저 본 셈이다.
일부 투자자는 ETF 보유자의 추정 매입단가로 거론되는 8만2100달러 부근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8만1000달러 저항선을 지키지 못한 뒤 결국 8만달러 지지선도 내줬다. 단기 수급이 흔들리면서 가격 변동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가상자산 ETF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더리움 ETF는 3600만달러 순유출을 추가로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자금 이탈을 이어갔고, 누적 유출액은 1억8400만달러에 가까워졌다. 이더리움(ETH) 가격은 2267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최근 24시간 동안 약 1.6% 하락했다. 반면 엑스알피(XRP) ETF는 최근 여러 차례 자금 흐름이 '0'에 머물렀지만, 이번 주 초에는 2580만달러 유입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번 급락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시장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거시지표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당분간은 물가와 금리 기대가 가상자산시장 전반의 자금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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