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체 테라울프($WULF)가 미국 켄터키주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부지를 인수하며 인공지능과 고성능컴퓨팅(HPC)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굴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AI 인프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움직임이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라울프는 이번 부지가 장기적으로 1기가와트(GW) 이상의 AI·HPC 용량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1단계 500메가와트(MW)를 2028년 가동하고, 추가 500MW는 2030년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부지에는 전력망 인프라와 장기 전력 계약이 포함돼 있어, 단순한 부지 매입을 넘어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반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수는 테라울프의 사업 전환이 숫자로도 확인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회사의 HPC 관련 매출은 최근 분기 117% 급증했고, 이는 북미 최대급 HPC 캠퍼스 중 하나인 뉴욕주 ‘레이크 마리너’ 시설이 주도했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분기 손실도 더 커졌다. 성장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전형적인 확장 국면인 셈이다.
테라울프의 AI 전략 뒤에는 지난해 9월 발표된 30억달러 규모의 금융 계약도 있다. 모건스탠리($MS) 주도로 마련된 이 자금은 데이터센터 확장에 투입되며, 구글($GOOGL)도 채무 조달을 뒷받침하고 있다. 채굴 마진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테라울프뿐 아니라 허트8, HIVE 디지털, 마라 홀딩스, 아이렌 등도 비슷하게 AI와 HPC 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켄터키 부지 인수 소식은 시장에서도 즉각 반응을 이끌어냈다. 테라울프 주식은 이날 장 초반 뉴욕 증시에서 최대 13.6% 뛰며 주당 26달러 안팎까지 올라 거의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채굴 업종을 추종하는 코인셰어스 비트코인 마이닝 ETF($WGMI)도 4.5% 상승했다. 테라울프는 이 ETF 내에서 10.86% 비중으로 세 번째로 큰 편입종목이다.
올해 들어 테라울프 주가는 이미 120% 가까이 상승하며 경쟁 채굴주와 S&P500, 전통 기술주 흐름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은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단순 채굴에서 벗어나 AI용 데이터센터 운영사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번 랠리가 실적 개선보다 기대감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전력 확보 속도와 실제 가동률이 주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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