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9일 연속 자금 유출…28억 달러 이탈 '역대 최장'

| 김서린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9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2024년 출시 이후 최장 순유출 기록을 세웠다. ETF 채널을 통한 기관의 비트코인 익스포저 수요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집계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목요일 2억 2,3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9거래일 연속 자금 이탈을 이어갔다. 이는 ETF가 출범한 2024년 이후 가장 긴 연속 순유출 기록이다.

이번 흐름은 2025년 2월에 나왔던 종전 최장 기록인 8거래일 연속 유출을 넘어섰다. 다만 이번 9거래일간 누적 유출 규모는 약 28억 4,000만 달러로, 당시 매도세에서 빠져나간 32억 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흐름을 좀 더 넓게 보면 비트코인 ETF는 최근 15거래일 가운데 13거래일에 걸쳐 자금이 유출됐다.

이 같은 유출은 ETF를 통한 기관의 비트코인 수요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전략·Strategy) 같은 주요 기업 보유자들이 다시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하이퍼리퀴드(HYPE) ETF 같은 일부 신규 알트코인 상품은 여전히 투자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유출 주도한 블랙록 IBIT…20억 달러 이탈

기관 매도의 징후는 표면 아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미국 최대 비트코인 현물 ETF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이번 9거래일 연속 유출 기간 동안 손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IBIT는 이번 주 초 대규모 다크풀 거래에 힘입어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일일 순유출을 기록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해당 다크풀 거래 규모는 12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IBIT는 5월 15일부터 목요일까지 약 20억 4,000만 달러의 누적 유출을 나타냈다. 특히 5월 27일 기록한 5억 2,78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인출은 IBIT 일일 순유출 기준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2025년 1월 30일의 역대 최대치인 5억 2,830만 달러에 근소하게 못 미쳤다.

거래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코인데스크는 이번 환매 규모를 감안할 때 일부 투자자가 비트코인 익스포저에서 자본을 빼내 최근 더 강한 수익률을 낸 섹터로 재배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매도 압력에도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는 운용자산(AUM) 기준 미국 최대 비트코인 현물 펀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월렛파일럿(Wallet Pilot) 데이터에 따르면 IBIT는 수요일 장 마감 기준 약 79만 2,000 BTC를 보유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보유량의 약 62%를 차지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지속적인 매도 압력에 시달렸다.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는 5월 11일부터 목요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출됐으며, 누적 손실은 약 6억 9,400만 달러에 이르렀다.

흐름 거스른 HYPE ETF…알트코인 상품으로 자금 이동

비트코인 현물 ETF가 매도 압력에 노출된 사이, 새로 출시된 HYPE ETF는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자금을 계속 유치하고 있다.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HYPE ETF 상품들은 5월 12일부터 목요일까지 꾸준한 유입을 기록했으며, 누적 순유입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XRP 현물 ETF 등 다른 알트코인 펀드도 같은 기간 안정적인 유입을 보였다. 소소밸류 집계 기준 XRP 현물 ETF는 5월 4일부터 목요일까지 약 1억 2,0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격차는 가상자산 펀드 자금 흐름의 변화를 드러낸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는 발을 빼는 한편, 하이퍼리퀴드의 HYPE 같은 토큰에 연동된 신규 상품으로는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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