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국가 결제 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암호화폐 금지에서 규제 허용으로 정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안으로 ‘USDT’ 활용이 부상하는 모습이다.
13일 현지 발표에 따르면 호세 가브리엘 에스피노사 경제장관은 기자회견에서 USDT를 자국 법정화폐인 볼리비아노와 미국 달러와 함께 유통할 수 있을지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기술적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시행 규칙이나 법정통화 지위 부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볼리비아 내 달러 공급 부족과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배경에서 나왔다. 볼리비아는 올해 고정 환율제를 종료하고 변동 환율 체제로 전환했으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 달러를 대체할 수단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가 현실적인 결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는 은행, 디지털 지갑, 결제 사업자를 포함한 새로운 금융 프레임워크를 마련 중이다. 동시에 자금세탁 방지(AML) 규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볼리비아는 현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그레이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금융 범죄 대응 체계 개선이 필수 과제다.
볼리비아의 정책 전환은 이미 시장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은행이 2024년 6월 암호화폐 거래 제한을 해제한 이후 거래 규모는 급증했다. 2024년 상반기 4650만달러(약 695억원) 수준이던 거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억9400만달러(약 4394억원)로 증가했다. 제한 해제 이후 총 거래량은 630% 늘었다.
국영 에너지 기업 YPFB는 에너지 수입 결제에 암호화폐 사용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중앙은행 역시 가상자산 규제 틀 마련을 위해 엘살바도르와 협력하고 있다. 국영 은행 방코 우니온과 ‘야스타’ 지갑도 지난 4월부터 EFY 파이낸스를 통해 USDT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 송금과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USDT’ 도입 검토는 단순 실험을 넘어 국가 결제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법적 지위 부여와 규제 체계 정비, 자금세탁 방지 강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달러 부족과 금융 접근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 활용 논의는 중남미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볼리비아의 선택은 향후 신흥국의 디지털 결제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