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와 싱가포르경영대 연구진이 폴리마켓의 ‘5분 비트코인 예측 시장’이 결제 직전 현물 가격을 흔들어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짧은 만기와 가격 피드 방식이 맞물리며, 숙련된 참가자가 개인 투자자보다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2024년 7월 폴리마켓이 해당 계약을 도입한 이후 거래 흐름을 분석해, 결제 직전에 비트코인(BTC) 현물 시장의 주문 흐름이 급증하고 이후 가격이 빠르게 되돌아가는 패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약 정산 시점의 가격을 움직이려는 ‘유인’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이 계약은 체인링크(LINK) 가격 피드를 통해 5분 거래 구간의 마지막 시점 비트코인 가격을 기준으로 승패를 가린다.
연구진은 이 같은 행태가 샘플 기간 동안 일반 투자자에서 조작자 쪽으로 약 128만달러, 한화로 약 18억9696만원의 자금을 이동시켰다고 추정했다. 반면 계약 만기를 5분에서 15분으로 늘리자 이런 효과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즉, 예측 시장 자체가 본질적으로 취약하다기보다 ‘정산 설계’가 핵심 변수라는 의미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더 긴 정산 구간과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같은 방식도 거론했다. 결제 기준을 단일 시점이 아닌 일정 기간 평균값으로 바꾸면, 특정 순간 가격을 흔들어 이익을 얻는 전략이 훨씬 어려워진다.
이번 논의는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전통 금융으로도 번질 수 있다. 나스닥과 Cboe(시카고옵션거래소) 등도 자산 가격에 연동된 이벤트 계약을 검토한 바 있어, 예측 시장이 규제권 안으로 넓어질수록 계약 구조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예측 시장은 올해 6월 2026 FIFA 월드컵 효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칼시(Kalshi)는 약 94억달러, 폴리마켓 인터내셔널은 약 43억달러의 거래량을 처리했다. 월드컵 우승 팀 관련 시장도 두 플랫폼 합산 54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시장 확대와 함께 법적 충돌도 심해지고 있다. 미국 여러 주는 올해 칼시와 폴리마켓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으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연방 규제를 받는 이벤트 계약이 주별 도박법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분쟁은 연방 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로, 향후 판결이 예측 시장의 관할권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번 연구는 예측 시장의 성장 속에서 ‘얼마나 쉽게 가격을 흔들 수 있는가’보다 ‘정산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BTC) 기반 단기 계약이 늘어나는 만큼,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한 구조적 보완 논의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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