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송금 수단을 넘어 달러 대체재로 자리잡고 있다. 볼리비아가 테더의 유에스디티(USDT)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외화 부족이 디지털 자산 채택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 다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볼리비아 정부가 유에스디티(USDT)를 볼리비아노와 미국 달러와 함께 지급·저축 수단으로 허용하는 규제 틀을 논의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호세 가브리엘 에스피노사 경제·재정장관은 해당 방안에 ‘자금세탁방지’ 장치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는 여전히 금융행동특별기구(FATF) ‘그레이리스트’에 올라 있어, 제도화 과정에서 규제 정비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움직임은 달러 부족이 배경이다. 볼리비아는 외환보유액 압박으로 올해 초 오랜 고정환율 정책을 포기했고,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괴리가 커졌다. 그 결과 달러를 대신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유에스디티(USDT)는 사실상 달러 접근 수단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해 크립토 금지를 해제한 뒤 디지털 자산 서비스 확대를 약속한 새 정부의 기조도 맞물렸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인프라로의 전환이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일부 경영진과 전략적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이 잇따르면서, ‘AI 전환’이 실제로 주주가치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는 분위기다.
블록스브리지 컨설팅에 따르면 테라울프, 시퍼 디지털, 라이엇 플랫폼스, 코어사이언티픽 경영진은 최근 수개월간 주식 매각을 공시했다. 상당수는 사전 계획에 따른 10b5-1 거래였다. 테더 역시 비트디어의 AI 관련 랠리 이후 보유 지분을 줄였다. 같은 기간 TEM AI 인프라 성장지수는 한 달 새 16% 하락했다.
대표 사례는 클린스파크다. 클린스파크는 조지아주 샌더스빌 캠퍼스의 175메가와트 데이터센터를 20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해 주가가 장중 최대 22% 급등했다. 계약 매출은 최대 66억달러, 연장 옵션까지 포함하면 116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런 대형 계약이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지, 또 비트코인 채굴사들의 사업 전환이 공시 투자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될지 살피고 있다.
가상자산 채굴 기업들의 사업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볼리비아의 ‘USDT’ 검토는 스테이블코인이 불안정한 통화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제도권으로 스며드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채굴사들의 AI 전환은 성장 기대와 지배구조 우려가 함께 커지는 시장의 현주소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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