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유가와 국채 금리 상승, 미국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통과 가능성 약화라는 삼중 악재 속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17일 오전 기준 약 6만5,500달러(약 9,650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사이 약 0.7% 하락했다. 전날 기록한 약 6만6,700달러 고점에서 밀려난 이후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XRP)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에 부담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배경은 거시경제 변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8.60달러까지 상승해 6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70달러 아래에서 반등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재자극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곧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 국채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4.31%까지 상승해 202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 역시 4.66%로 올라 5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금리 상승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비트코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투자자들이 채권 등 안정적인 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자금 회전’이 발생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는 하방 압력이 커진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소다. 미국은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IRGC) 관련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B-1 전략폭격기를 투입했다. 이는 기존 제한적 공습보다 한층 확장된 군사 행동으로 해석되며, 중동 지역 긴장이 한 단계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군사적 확장이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불확실성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암호화폐 규제 환경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상원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 초안에 대해 “윤리 규정 등 핵심 요소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탈중앙화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는 해당 법안 통과 확률이 기존 46%에서 38%로 급락했다. 규제 명확성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시장 심리에도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앞서 상원 공화당은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윤리 조항을 포함한 수정안을 공개한 바 있다.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이를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윤리 규정”이라고 강조했지만, 초당적 합의까지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 비트코인은 유가 상승, 금리 급등, 지정학적 긴장,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복합 변수 속에서 단기 방향성을 잃은 흐름이다. 특히 금리와 유동성 환경 변화가 맞물릴 경우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거시경제 지표와 정책 흐름이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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