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지역은행 바칸스토(BancaStato)가 디지털자산 은행 시그넘(Sygnum)과 뱅킹 소프트웨어 업체 아발록(Avaloq)을 통해 ‘규제형’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은행 앱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솔라나(SOL)을 사고팔고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 은행과 가상자산 서비스의 결합이 한층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칸스토는 스위스 이탈리아어권 티치노 지역을 담당하는 칸톤은행으로, 시그넘의 B2B 뱅킹 플랫폼에 합류해 고객 대상 암호화폐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는 별도 거래소 계정을 만들지 않고도 기존 웹·모바일 뱅킹 앱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구조는 시그넘의 거래·수탁 기능을 바칸스토의 기존 아발록 시스템에 직접 연결한 방식이다. 시그넘의 API가 아발록 플랫폼과 맞물리면서 별도 주문관리시스템이 필요하지 않게 됐고,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운영 복잡도가 낮아지고 신규 기능 추가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시그넘의 B2B 책임자인 프리츠 요스트는 바칸스토가 아발록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이 e-뱅킹에서 바로 암호화폐를 사고, 보유하고, 매도할 수 있게 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출시가 ‘규제된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성숙도와 확장성’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시그넘은 이미 소시에테제네랄-포지(Societe Generale-FORGE), 포스트파이낸스, VZ 데포트방크 등과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에는 리히텐슈타인 법인 시그넘 유럽 AG가 유럽연합의 가상자산시장법(MiCA) 체계 아래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요스트는 코인텔레그래프에 “유럽 파트너 은행들은 자체 암호화폐 사업을 처음부터 구축하고 인허가를 받는 수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검증된 은행 간 인프라를 그대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규제 책임을 직접 지는 대신, 시그넘이 라이선스와 수탁·거래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의사결정 후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년이 아니라 수개월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바칸스토 측은 해당 서비스가 즉시 고객에게 제공되며, 스위스 거주 고객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MiCA 라이선스를 따로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시그넘의 이번 확장은 유럽 은행권에서 ‘규제 준수’를 전제로 한 암호화폐 서비스가 빠르게 표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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