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직원들을 상대로 실제 해킹처럼 꾸민 ‘피싱’ 공격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반복적으로 실패한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이나 해고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학적 해킹이 업계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가운데, 보안 강화를 위해 내부 훈련 수위를 끌어올린 사례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낸스 최고보안책임자(CSO) 지미 수(Jimmy Su)는 자사 ‘레드팀’이 매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의 피싱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팀은 내부 윤리적 해킹 조직으로, 시스템에 침투해 취약점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수는 “우리는 매달 자체 직원들에게 피싱 공격을 해 보안 위생이 개선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실패한 직원에게는 재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훈련을 3~4년간 이어왔으며, 초기에는 보안 인식 수준이 낮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사회공학적 공격에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비밀번호를 직접 깨는 방식보다, 사람을 속여 접근 권한을 얻는 방식이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AMLBot은 지난 2월, 2025년 암호화폐 보안 사고의 65%가 사회공학 공격에서 비롯됐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올해 4월에는 드리프트 프로토콜(Drift Protocol)이 2억8,500만달러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는데, 장기간에 걸친 사칭·기만 캠페인이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는 피싱 훈련 결과가 직원 평가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실패하면 평점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그게 경계심을 유지하게 만드는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심각한 실패가 누적되면 평가가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고, 이 경우 퇴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가 사용하는 수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채용 담당자를 사칭하거나, 무료 콘퍼런스 초대장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 업데이트를 가장한 악성코드 유포도 자주 쓰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질수록 해커들의 표적도 정교해지고 있다. 바이낸스는 현재 3억2,300만명의 등록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디파이라마(DefiLlama)는 바이낸스 보유 자산을 1,377억달러로 추정한다. 이처럼 규모가 큰 거래소일수록 보안 사고의 파급력도 크기 때문에 내부 모의 훈련은 사실상 필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바이낸스뿐 아니라 디파이와 기관 투자자 전반에서 ‘사람을 노리는 공격’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취약점보다 내부 직원의 실수나 무심코 누른 승인 버튼 하나가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의 보안 경쟁은 이제 시스템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판단까지 시험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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