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사기 피해금 5천50만원을 가상화폐로 바꿔 해외 전자지갑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일당 3명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민지 판사는 사기와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방조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이 직접 사기 범행을 기획한 주범은 아니더라도, 범죄로 들어온 돈의 흐름을 끊기 어렵게 만드는 데 관여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5월 텔레그램에서 알게 된 인터넷 물품 사기 조직원으로부터 계좌로 들어온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지정한 해외 거래소 지갑으로 보내주면 하루 4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른바 자금 세탁책 역할을 맡았다. 이후 B씨와 C씨도 자신의 은행 계좌와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등을 제공하며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 피해금이 실제 사기 조직으로 흘러가도록 돕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기 조직은 2025년 6월 6일부터 9일까지 당근마켓 등에 모바일 상품권과 중고 물품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피해자 98명으로부터 모두 5천5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모인 돈은 여러 차명 계좌를 거쳐 A씨와 B씨가 관리하는 계좌로 옮겨졌고, 이후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가상화폐인 테더를 포함한 가상자산을 사는 데 쓰였다. 다시 이 가상자산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전된 뒤, 사기 조직원이 지정한 전자지갑으로 보내졌다. 수사기관이 추적하기 어렵도록 현금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한 전형적인 범죄수익 은닉 방식으로 해석된다.
김 판사는 인터넷 물품 사기는 전자상거래 질서를 해치고 일반 거래 상대방의 피해를 반복적으로 낳는 데다, 피해 회복도 쉽지 않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범행을 계획하거나 주도한 위치는 아니었던 점, 가담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점, 실제로 얻은 이익이 전체 편취액에 비해 크지 않은 점은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고거래 사기와 가상자산이 결합한 자금 세탁 수법이 잇따르는 만큼, 법원과 수사기관의 대응도 계좌 제공과 거래소 계정 대여 같은 주변 가담 행위까지 더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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