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사들이며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상장사들이 이제는 ‘매도’와 ‘전략 수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동안 이어졌던 ‘BTC 매집 경쟁’ 구도가 흔들리며 시장에도 변화의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 2년간 다수의 상장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BTC)을 사들이며 ‘레버리지 투자 대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전략은 초기에는 효과를 발휘했다. 기업 주가는 보유 BTC 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에서 거래됐고, 일부 기업은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흐름이 바뀌고 있다. 대표 사례인 스트레티지(Strategy)는 여전히 최대 기업 보유자지만, 2분기 소량 매도와 7월 초 3,500 BTC 이상을 매각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꿔놨다. 이후 수주간 추가 매수 없이 달러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매도는 멈췄지만, 첫 매각 자체가 ‘상징적 전환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상장사 사츠마 테크놀로지스는 더 급진적인 결정을 내렸다. 보유 중인 BTC 전량을 매각하고, 수익을 주주에게 환원한 뒤 상장 폐지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579 BTC를 약 5,000만 달러(약 731억 원)에 매도했으며, 남은 668 BTC 처분도 주주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도 1분기에만 3만 2,000 BTC를 매도하며 기록적인 물량을 시장에 쏟아냈다. 공급 압력이 동시에 커지며 가격과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트웬티원 캐피털의 잭 말러스(Jack Mallers) CEO 사임도 주목된다. 그는 이사회와의 이견을 이유로 물러났으며, 회사는 원래 ‘수동적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이번 사임은 단순 인사 이동을 넘어 사업 구조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히 BTC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기업 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노출’ 이상의 수익 모델이 요구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의 스트레티지로 불렸던 메타플래닛은 한때 공격적인 BTC 매입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2025년 말 시장 급락 이후 주가가 최대 90%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2,823 BTC를 재매수했지만, 이후 추가 행보는 멈춘 상태다.
특히 순자산가치(NAV) 이하에서 거래되는 소형 기업들이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꼽힌다. 높은 부채 비용, 부족한 영업 수익, 주주 압박까지 겹친 구조다. 나카모토(Nakamoto Inc.)는 이미 3월 보유량의 약 5%, 6월 추가로 600 BTC를 매도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이번 흐름이 곧 기업들의 비트코인 전략 종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계속 사들이기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다.
앞으로는 BTC 보유 자체보다 ‘현금 흐름’과 ‘부채 관리’가 기업 생존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른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취약한 기업들은 추가 매도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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