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약 594개, 한화 약 546억 원 규모가 하드웨어 지갑 취약점으로 단 25분 만에 유출됐다. ‘콜드카드’ 지갑의 키 생성 방식 결함이 실제 공격으로 이어지며 보안 신뢰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공격은 금요일 01시 31분부터 01시 56분(UTC) 사이 발생했으며, 약 500개의 개별 지갑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총 1,324개의 비트코인이 500건의 거래로 나뉘어 이동했고, 이 가운데 562 BTC는 현재까지 움직임 없이 단일 주소에 모여 있는 상태다.
유출된 지갑은 모두 ‘단일 서명(single-signature)’ 구조였으며, 각 지갑에는 최소 0.15 BTC 이상이 들어 있었다. 특히 상당수는 수년간 활동이 없던 휴면 지갑으로, 2021년부터 2026년 사이 생성된 코인들이 포함됐다. 이는 취약점이 존재했던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콜드카드는 캐나다 기업 코인카이트(Coinkite)가 만든 비트코인 전용 하드웨어 지갑으로, 인터넷과 분리된 환경에서 개인 키를 보관하는 장치다. Mk2, Mk3, Mk4, Q, Mk5 등 여러 세대 제품이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중요한 점은 취약 여부가 기기 구매 시점이 아니라 ‘지갑 생성 당시의 펌웨어 버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비트코인 지갑 보안의 근간인 ‘무작위성(randomnes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개인 키는 사실상 추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넓은 난수 공간에서 생성돼야 한다.
하지만 블록(Block)의 비트코인 엔지니어링 및 보안팀 보고서에 따르면, 콜드카드 펌웨어는 내부 하드웨어 난수 생성기를 건너뛰도록 설정돼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점검하는 라이브러리 코드가 해당 기능의 ‘활성화 여부’가 아니라 단순히 ‘존재 여부’만 확인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키 생성은 기기 일련번호와 내부 클럭 값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대체됐다. 이 값들은 비밀 정보가 아니며, 공격자가 충분히 유추하거나 재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해당 변화는 2021년 3월 1일 커밋에서 시작됐으며, 같은 달 배포된 펌웨어 4.0.0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취약점은 단순 지갑 시드(seed)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일한 생성 방식이 콜드카드의 종이 지갑 개인 키, 시드 분할 마스크, 기기 복제 키, ‘키 텔레포트(Key Teleport)’ 전송 기능에도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카이트는 Mk3 기기에서 4.0.1 이상의 펌웨어로 시드를 생성한 사용자에게 주의를 권고했다. 반면 Mk4, Q, Mk5 모델은 “초기 분석 기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블록 측은 해당 취약점을 코인카이트에 공유했으며, 양측 모두 아직 분석이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록은 “실제 공격이 이미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완전한 검증 전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유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비트코인(BTC)은 아시아 초기 거래에서 6만4,0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번 사건은 하드웨어 지갑조차 ‘설계 결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장기 보관 자산일수록 안전하다는 통념이 흔들리면서, 키 생성 방식과 펌웨어 검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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