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이후 유로존 소비자의 1년 뒤 물가 기대가 약 2.5%포인트 높아지고 성장 기대는 약 1.2%포인트 낮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가계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ECB)은 5월 29일 공식 블로그에서 2026년 3월 소비자기대조사(CES)를 토대로 이 같은 변화를 밝혔다. 조사 시점은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가량 지난 뒤였다.
ECB는 전쟁이 가계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로로 높은 에너지 가격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제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활비 부담을 높이고 불확실성은 가계의 경제 전망을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실제 소비 지출 감소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대 변화다. 국가별 소비 감소를 측정한 통계가 아니라 가계가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조사다.
ECB는 지정학적 충격이 소비자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뜻한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4월 3.0%로, 3월 2.6%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에너지 항목은 4월 물가상승률에 0.99%포인트 기여했다.
6월 확정 물가상승률은 2.8%로 낮아졌다. 에너지의 기여도도 0.77%포인트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ECB는 4월 30일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중동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려 물가를 높이고 경제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부담을 키우는 흐름은 미국에서도 주요 거시경제 변수로 다뤄졌다.
당시 ECB는 예금금리와 주요 재융자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00%, 2.15%, 2.40%로 동결했다. 에너지 충격이 물가와 성장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었다.
ECB는 7월 23일 결정에서 세 금리를 각각 2.25%, 2.40%, 2.65%로 유지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ECB는 에너지 가격 전망의 변동성이 크지만 6월 유로시스템 직원 전망의 기준 시나리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중동 분쟁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충격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자료의 분석 범위에는 비트코인(BTC) 가격이나 블록체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포함되지 않았다. ECB가 제시한 핵심은 에너지 충격 이후 유로존 가계의 물가 기대가 상승하고 성장 기대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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