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네트워크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정작 토큰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수익과 온체인 자산은 급증했지만, 가치가 ETH로 충분히 귀속되지 않는 구조가 핵심 논쟁으로 떠오른다.
7월 31일 온체인 분석가 다나카(@Tanaka_L2)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이더리움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는 약 17억9000만 달러(약 2조5560억 원)의 수수료를 창출했다. 같은 기간 롤업은 초당 1270건의 사용자 작업(UOPS)을 처리했고, 온체인 실물자산(RWA)은 172억 달러(약 24조5700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그러나 ETH 가격은 여전히 2000달러 아래에 머물며 2025년 8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약 60% 하락한 상태다.
문제의 핵심은 ‘가치 포착’이다. 이더리움 메인체인(L1)이 실제로 가져가는 경제적 가치 비중은 크게 줄었다. 2분기 기준 L1이 확보한 실질 경제 가치(REV)는 약 8840만 달러(약 1260억 원)로, 전체 애플리케이션 수익의 4.9%에 불과했다.
이는 비트코인(BTC) 대비 성과 부진으로도 드러난다. 2026년 들어 BTC가 약 11% 하락한 반면, ETH는 약 3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 격차를 단순 변동성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롤업이 활동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메인넷의 역할이 축소됐다. 현재 롤업 처리량은 초당 약 1270 UOPS로, 이더리움 메인넷의 20.4 UOPS를 크게 앞선다.
이더리움의 핵심 투자 논리였던 ‘수수료 소각(burn)’ 메커니즘도 약해졌다. 롤업 확장을 위해 도입된 ‘블롭 수수료’가 매우 낮게 설정되면서, 기존처럼 수수료 압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7일간 블롭 수수료 소각량은 약 0.22 ETH에 그쳤다. 연간 공급 증가율 0.85%, 스테이킹 수익률 2.6%와 비교하면, ‘초음파 화폐’로 불리던 디플레이션 서사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여기에 기관 자금은 비트코인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이더리움은 ETF 자금 유출까지 겹치며 수요 측면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다나카는 기존 ETH 가치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ETH를 단순한 수수료 자산이 아닌 ‘기관 금융의 결제 및 준비자산’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데이터는 이 시각을 일부 뒷받침한다.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약 2994억 달러(약 427조8000억 원), RWA 토큰화 시장은 172억 달러 수준이다.
그는 “이더리움의 강점은 낮은 수수료가 아니라 ‘기관 유동성, 결제 신뢰성, 스테이킹된 공급 구조’에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롤업 수익의 희소성 확보, 스테이블코인과 RWA의 활발한 유통, 그리고 기관의 ETH ‘보유 수요’ 확대다. 현재까지 이 조건들은 충분히 충족되지 못한 상태다.
향후 관건은 네트워크 활동이 다시 L1 수익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RWA 결제 규모와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이 증가해 블롭 공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수수료 압력이 다시 상승하고 소각 메커니즘도 복원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L1 수익이 낮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ETH/BTC 비율은 더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 시장이 이더리움의 ‘가치 포착 구조’를 낮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 ETH 가격은 거시경제 변수에도 민감하다. 비트코인보다 나스닥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 그리고 L1 수익 문제를 해결할 직접적인 촉매가 부족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더리움은 현재 ‘마진 압축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저렴한 실행 환경을 제공한 대가로, 수익 실현은 뒤로 미뤄진 상태다. 이 지연이 향후 재평가로 이어질지, 아니면 구조적 한계로 굳어질지는 아직 시장이 판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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