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브로커 번스타인이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올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 추가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아래 규제 당국이 오히려 규칙 정비를 서두르며 ‘규제 명확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4일 번스타인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원이 휴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규정 등 주요 쟁점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입법 일정 자체가 변수로 떠올랐다.
아널리스트 가우탐 추가니(Gautam Chhugani)는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이지만, 2026년 내 통과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법안 무산 시 단기적으로 디지털 자산 전반에 ‘즉각적인 부정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 추진 아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규정 정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은 입법이 지연될 경우 규제기관이 토큰 분류, 탈중앙화금융(DeFi) 가이드라인, 개인 지갑 보관(셀프 커스터디), 토큰 발행 예외 규정 등을 빠르게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토큰화, 암호화폐 파생상품, 예측시장 등 신시장에 대한 정책 지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입법 공백이 곧 규제 공백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행정 중심의 ‘속도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은행, 자산운용사, 거래소 등이 블록체인 인프라에 본격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업계 핵심 입법으로 평가된다. 증권과 상품 간 감독 권한을 명확히 나누고, 디파이와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장기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번스타인은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관 투자자 신뢰가 크게 개선되며, 시장 전반의 심리 회복과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분석했다.
상장사 측면에서는 법안 지연이 현행 구조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인베이스($COIN)는 고객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잔액에 대해 이자 제공을 계속할 수 있는 반면, 발행사인 서클($CRCL)은 직접 이자를 지급할 수 없는 구조가 유지된다. 다만 파트너와의 수익 공유 모델은 지속 가능하다.
보고서는 특히 USDC 공급 증가가 두 기업의 주가 및 사업 모멘텀 회복의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번스타인은 암호화폐 업계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장 조정은 3분기 후반에서 4분기 초 사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으며, 백악관의 추가 정책 지원 기대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JP모건($JPM) 역시 클래리티 법안 통과 가능성 약화가 시장에 부정적 신호라며, 규제 촉매 약화가 중장기 전망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입법 지연은 단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규제 명확성을 향한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방향성보다 ‘속도’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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