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업계 감원 재확산…크립토 기업도 구조조정·폐업 잇따라

| 김서린 기자

최근 몇 주 사이 미국 기술업계 전반에서 감원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크립토 업계는 시장 둔화를 이유로 인력 축소와 사업 정리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황 위축이 고용시장에도 본격 반영되는 모습이다.

크런치베이스 뉴스 집계에 따르면 8월 5일로 끝난 최근 집계 기간 동안 미국 기술 부문에서 최소 4567명이 해고됐거나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주 새로 추적 대상에 오른 기업에는 아마존($AMZN), 비자($V), 우버($UBER), 질로우($ZG) 같은 대형 기술기업과 함께 팔콘엑스, 루노, 펌프펀(Pump.fun), 비트마트, 무브먼트랩스 등이 포함됐다.

크립토 업계 구조조정 확산

크립토 부문에서는 캘리포니아 기반 암호화폐 브로커 팔콘엑스가 전체 인력의 약 10%를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밈코인 출시 플랫폼 펌프펀(Pump.fun)은 직원 40명을 내보냈고, 런던에 본사를 둔 루노는 전체 인력의 20%를 줄였다. 뉴욕 기반의 비트마트와 블록체인 플랫폼 무브먼트랩스는 최근 수주 사이 사실상 전면 폐업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크립토 시장의 냉각과 맞물린 구조조정 신호로 읽힌다. 거래량 둔화와 수익성 악화,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일부 기업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고, 체력이 약한 업체는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특히 펌프펀(Pump.fun)처럼 투기 수요에 민감한 플랫폼의 감원은 밈코인 중심 시장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 대기업과 핀테크도 감원

기술 대기업의 감원도 이어졌다. 비자($V)는 CNBC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인력의 약 7%인 2600명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감원 대상은 주로 기술과 제품 운영 부문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정이 글로벌 단위여서 미국 내 실제 영향 규모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핀테크 기업 차임은 직원 150명을 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팀 규모를 더 작게 가져가는 ‘평평한 조직’ 구조를 이유로 들었고, 동시에 인공지능(AI) 혁신도 인력 재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버($UBER) 역시 최근 감원 결정에 AI 활용 확대가 영향을 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가 예타다카 우버 글로벌 커뮤니티 운영 담당 부사장은 내부 메모에서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며 고객 대응 솔루션을 더 빠르게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누적 감원 규모와 의미

숫자로 보면 이번 감원 흐름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크런치베이스 뉴스에 따르면 2025년 미국 기반 기술기업에서 약 12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24년에는 최소 9만5667명, 2023년에는 19만1000명 이상, 2022년에는 9만3000명 이상이 감원됐다. 2025년 기준 가장 큰 인력 감축을 단행한 기업으로는 인텔($INTC) 2만7159명, 마이크로소프트($MSFT) 1만5387명, 버라이즌($VZ) 1만5000명, 아마존($AMZN) 1만4709명이 꼽혔다.

이번 집계는 미국 기업 또는 미국 내 사업 비중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스타트업과 상장사를 모두 포함한다. 수치는 언론 보도와 자체 취재, 소셜미디어, 해고 추적 데이터베이스 등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실제 감원 규모는 기업별로 달라질 수 있지만,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기술업계와 크립토 업계 모두 비용 효율성과 AI 중심 재편이라는 두 축 아래 인력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감원 확대는 크립토 시장의 약세와 기술업계의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고용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에서는 살아남는 기업이 수익성 중심 구조로 더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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