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TSM)와 SK하이닉스($000660)가 선단 파운드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주도하며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됐다. 두 회사의 생산능력이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와 비용 구조를 좌우하는 병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폴리나 맥패든(Paulina McPadden) 베일리기포드(Baillie Gifford) 투자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두 회사를 선단 반도체 제조 분야의 ‘준독점’에 가까운 기업으로 평가했다고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이 10일 전했다. 준독점은 공식 점유율이나 법적 독점을 뜻하는 수치가 아니라 발언자의 평가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업체의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에 연산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TSMC는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에서 매출을 402억 달러(약 56조7000억원)로 제시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446억~458억 달러(약 62조9000억~64조6000억원)다.
회사는 지난달 16일 2026년 매출 성장률 전망을 40%대 초반으로 높이고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600억~640억 달러(약 84조6000억~90조2000억원)로 제시했다. TSMC의 7월 매출도 45% 증가해 AI 반도체 수요 강세를 보여줬다.
TSMC는 지난해 3월 4일 미국 투자 규모를 1000억 달러(약 141조원) 추가해 총 1650억 달러(약 232조7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투자 계획에는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 3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 센터가 포함됐다.
선단 반도체 생산은 공정기술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되지 않는다. 통상 고객사가 설계를 생산공정에 맞추고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기 때문에 고객 신뢰와 생산 경험, 설계 생태계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SK하이닉스는 AI 시스템용 HBM의 주요 공급처로 입지를 넓혔다. 로이터는 지난 5월 27일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410조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고객들은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라인 투자와 장비 구매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까지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8일 “현재 가용 생산능력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이 제품 가격을 넘어 생산설비 투자와 계약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베일리기포드는 6월 공개 자료에서 TSMC를 1999년, SK하이닉스를 2000년부터 보유해 왔다고 밝혔다. TSMC의 경쟁우위로 공정기술과 고객 신뢰, 수율 학습, 생태계의 깊이를 꼽았고, 고급 메모리는 갈수록 전략적이고 복잡하며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HBM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과의 연결도 뚜렷해졌다. 메모리 공급망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포트폴리오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세계 4위 메모리 업체로 성장했지만 HBM 기술은 경쟁사보다 2세대 뒤처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도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UV는 최선단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데 쓰이는 장비다.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월 60만장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선단 장비 접근 제한과 대중 수출통제가 증설 속도를 제약하는 구조다.
공급 병목이 반도체주 강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아시아 반도체주는 AI 인프라 자금조달과 중국 경쟁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고,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주식은 143.02달러로 마감해 상장가 149달러를 처음 밑돌았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적인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AI 서버와 GPU, 메모리, 첨단 패키징의 공급 병목은 클라우드 비용과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AI 관련 토큰이나 채굴 하드웨어의 개별 수급 재료로 제시된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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