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환전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기술 검증이 마무리되면서, 카드 결제망과 디지털자산 지갑을 연결하는 새로운 결제 방식이 상용화 단계로 한 걸음 다가섰다.
BC카드는 12일 코인베이스, 웨이브릿지와 함께 진행한 ‘해외 디지털자산 지갑-국내 카드 결제 인프라 연결’ 실증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외국인 이용자가 코인베이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베이스’ 지갑에 보관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국내 BC 큐아르(QR)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보다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증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됐다. BC카드는 카드 결제 인프라와 큐아르 결제 모듈을 맡았고, 코인베이스는 해외 이용자 지갑을, 웨이브릿지는 블록체인 인프라와 법정화폐 전환 기술을 담당했다. 핵심은 블록체인에서 이뤄지는 외화 기반 결제를 국내 카드 결제 시스템과 직접 연결한 뒤, 실제로는 가맹점이 원화로 정산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었다. 회사 측은 결제부터 원화 정산까지의 전 과정을 검증했고, 거래 유형에 따라 블록체인과 카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연동돼 작동하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검증에서 주목할 대목은 결제 취소와 환불 같은 사후 처리 기능이다. 디지털자산 기반 결제는 거래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 왔는데, BC카드는 기존 카드 결제 절차와 웨이브릿지의 기관형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활용해 이 문제를 안정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가맹점에서 결제 취소가 발생하거나 시스템 장애가 생겼을 때, 결제에 사용된 USDC를 고객 지갑으로 즉시 돌려보내는 기능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결제 성공 여부를 넘어, 실제 상거래 환경에서 필요한 소비자 보호와 운영 안정성까지 시험했다는 의미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시도가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금까지는 해외 방문객이 국내에서 소비하려면 현금을 환전하거나 해외 카드 결제망을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자산 지갑만으로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어서다. 국내 가맹점 입장에서도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면 관광 소비를 더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 김영우 BC카드 사장은 이번 실증에 대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서비스에서도 국내 카드 결제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실제로 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BC카드는 앞으로 상용화 준비를 이어가면서 해외 디지털자산 지갑과 국내 가맹점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글로벌 표준 연동 규격, 즉 에이피아이(API)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관광, 유통, 간편결제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얼마나 제도권 결제망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