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SpaceX)의 AI 컴퓨트 사업이 약 1.0기가와트(GW) 규모로 제시되면서 빅테크 인프라 경쟁의 새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핵심은 스페이스X가 얼마나 빨리 용량을 늘리느냐가 아니라 그 용량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사느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개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코로서스(COLOSSUS)와 코로서스 II가 합쳐 약 1.0GW의 컴퓨트 파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첫 코로서스 클러스터는 122일, 코로서스 II 첫 클러스터는 91일 만에 가동됐다.
스페이스X는 같은 문서에서 우주 기반 '궤도 AI 컴퓨트'를 2028년부터 배치할 수 있다고 적었다. 연 100GW 규모를 궤도에 올리려면 연 수천 회 발사와 약 100만t의 질량을 우주로 보내야 한다는 설명도 함께 담겼다.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는 8월 9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스페이스X의 AI 컴퓨트 사업을 메가와트(MW)당 연 1억 달러(약 1417억원)의 수익 공간으로 해석했다. 이를 1GW로 넓히면 연 1000억 달러(약 141조7000억원) 규모의 연간 반복 매출 가능성을 보는 분석이다.
다만 이 수치는 스페이스X가 공시한 매출이 아니라 세미애널리시스의 분석 모델이다. 스페이스X의 AI 세그먼트 매출에는 컴퓨트 임대뿐 아니라 광고, X·그록(Grok) 구독, 데이터 라이선스, API 접근 매출이 함께 들어간다.
공식 문서에서 확인되는 외부 고객은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스페이스X는 2026년 5월 앤트로픽과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고 약 32만5000개의 엔비디아($NVDA) GPU 접근 대가로 월 12억5000만 달러(약 1조7713억원)를 2029년 5월까지 받기로 했다.
이 계약은 첫 3개월 이후 어느 쪽이든 90일 통지로 해지할 수 있다. 현재의 계약 금액을 장기 매출로 곧바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최대 구매자라는 주장은 공식 계약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세미애널리시스 분석을 토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페이스X 컴퓨트 용량의 주요 구매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스페이스X 공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약은 드러나지 않았다.
수요 압박 자체는 뚜렷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월 22일 텍사스 페코스에 약 2GW 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FY26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매출이 처음으로 500억 달러(약 70조8500억원)를 넘었고, AI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오픈AI(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발표문도 오픈AI가 추가로 2500억 달러(약 354조2500억원)의 애저(Azure) 서비스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AI 컴퓨트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GPU, 전력, 냉각,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용량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대형 모델 수요가 늘수록 단순한 반도체 조달뿐 아니라 전력과 부지, 장비 배치 속도가 병목으로 작용한다.
스페이스X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발사체, 위성 제조, 네트워크, 데이터센터를 한 회사가 통제하는 수직 통합 구조다. 세미애널리시스의 해석도 이런 구조가 AI 인프라 시장에서 속도 우위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둔다.
다만 스페이스X의 AI 세그먼트 수치만 놓고 보면 비용 부담은 크다. 2026년 3월 31일 기준 3개월 매출은 8억1800만 달러(약 1조1591억원), 영업손실은 24억6900만 달러(약 3조4989억원), 설비투자는 77억2300만 달러(약 10조9445억원)였다.
스페이스X도 궤도 AI 컴퓨트와 자체 칩 제조, 테라팹(Terafab) 사업 상당수가 검증되지 않았고 상업적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사업의 핵심 수치가 빠르게 커지는 것과 실제 고객 계약이 확인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번 논의는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와 위성용 AI 컴퓨팅 탑재체를 개발한다는 앞선 보도와도 맞닿아 있다. 테라팹을 자체 AI 칩 제조시설로 활용하려는 구상 역시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를 지상과 궤도 양쪽에서 확장하려는 배경으로 읽힌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엔비디아 GPU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클라우드, 전력, 서버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이번 사안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 문서나 회사 발표가 나와야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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