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2030년 데이터센터 시스템 시장 규모를 2조2000억 달러(약 3173조원)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서버와 반도체를 넘어 전력, 냉각, 네트워크 장비까지 동시에 밀어 올리는 흐름이 수치로 제시됐다.
크립토브리핑은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고 전했다. 같은 회사가 5월 제시한 2030년 시장 전망치는 1조7000억 달러였다.
이번 수치는 데이터센터 건물 자체가 아니라 서버, 가속기, 메모리, 네트워킹 장비와 관련 하드웨어를 포함한 '시스템'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같은 데이터센터 시장이라도 부동산·건설 중심 집계와 장비·시스템 중심 집계는 범위가 다르다.
전망치가 몇 달 사이 5000억 달러 높아진 것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올라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는 확정된 집행액이 아니라 시장 규모 전망치다.
핵심은 수요의 크기보다 공급의 속도다. AI 서비스가 늘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서버 수요가 커지지만, 실제 데이터센터 가동에는 전력망 접속, 냉각 설비, 네트워크 장비, 금속 소재가 함께 필요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6월 자료에서 AI 기반 데이터센터 확산이 물, 전력, 금속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GPU 기반 서버의 전력 수요가 연 30% 안팎으로 늘고, 데이터센터 1MW가 추가될 때마다 구리 등 금속 60~75톤이 들어간다는 설명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시스템은 통상 연산 장비와 이를 연결·운영하는 하드웨어 묶음을 가리킨다. 서버와 가속기,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가 포함되고, 전력·냉각 설비 수요와도 맞물린다.
한국 독자에게 이 전망은 AI 산업의 성장률 자체보다 그 성장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보는 지표에 가깝다. 데이터센터 시스템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서버와 가속기뿐 아니라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 전력 설비, 냉각 기술의 수요가 함께 움직인다는 의미다.
국내 산업과도 연결점이 있다. 본지는 앞서 텍사스 전력망 접속 대기 물량에서 데이터센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증설은 이미 전력망과 지역 인허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AI 인프라 금융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지출이 수익 증가 속도를 앞선다는 부담도 제기된 바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수요 증가만으로 정당화되려면 실제 매출화 속도와 자금 조달 비용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CBRE는 2026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트렌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전력 공급과 지역 인허가가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변수로 꼽혔다.
수요가 있어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없으면 실제 투자는 늦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부지 확보보다 전력 계약과 송전망 접속 가능성이 먼저 검토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뉴스룸에는 4월 미시간주 세일린 타운십의 160억 달러(약 22조7000억원) 규모 오라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금융 자료가 올라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거래에서 구조화 대리인과 재무 자문을 맡았다.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기술 테마가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스의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2조2000억 달러 전망은 시장 정의를 함께 봐야 한다. 데이터센터 시스템 시장과 부동산·건설 중심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포함 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센터'라는 표현만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이번 수치는 AI 인프라 수요가 어디로 번지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지표다. 실제 집행 속도는 전력망, 반도체 공급, 냉각·부품 병목이 얼마나 풀리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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