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판단축, 성장·고용서 지정학으로 넓어졌다

| 서도윤 기자

채권시장의 판단 기준이 성장률과 고용지표에서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충격까지 넓어지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유동성이 위험자산 자금 흐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이 변화를 함께 보고 있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14일 캐스린 카민스키(Kathryn Kaminski) 알파심플렉스(AlphaSimplex) 최고리서치전략가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진단을 전했다. 카민스키는 전통적 매크로 지표만으로 채권 가격과 금리 흐름을 읽기 어려워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핵심은 성장률과 고용지표의 폐기가 아니라 가중치의 이동이다. 과거 채권시장은 경기와 노동시장, 물가 지표를 중심으로 금리 경로를 해석해 왔지만, 최근에는 중동 갈등과 에너지 가격 같은 외부 충격이 같은 지표의 의미를 흔드는 빈도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연방준비제도는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성명은 경제활동이 견조하게 확장되고 있지만 중동 갈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높고, 에너지 등 일부 부문의 공급 충격이 물가를 밀어 올렸다고 밝혔다.

금리 결정의 배경에 고용과 성장뿐 아니라 지정학과 에너지 가격이 함께 들어간 셈이다. 통상 국채 가격은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금리 전망은 물가와 경기 흐름,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을 함께 반영한다.

연준의 7월 통화정책보고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5월까지 12개월 기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4.1%, 근원 PCE가 3.4% 올랐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중동 갈등 이후 원유 공급 제약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기대 인플레이션과 장기 국채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채권시장의 해석 범위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6월 16~17일 FOMC 회의록에는 중동 갈등 이후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약 50bp 상승했고, 시장 참가자들이 정책 경로를 상향 재조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2% 부근에서 잘 고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 지표가 의미를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준의 같은 보고서는 노동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이고 6월 실업률이 4.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으며,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카민스키의 문제 제기는 성장과 고용을 보지 말라는 의미보다 지정학과 인플레이션 충격이 기존 지표의 해석을 흔드는 빈도가 커졌다는 진단에 가깝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돼 있더라도 단기 에너지 충격이 금리와 달러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별도로 반영될 수 있다.

알파심플렉스의 운용 방식도 이 발언의 배경이다. 알파심플렉스는 1999년 설립된 시스템형 대체투자 운용사로,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정량 전략과 추세 추종 전략을 내세워 왔다.

카민스키는 알파심플렉스 매니지드 퓨처스 전략과 글로벌 대체전략의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회사는 시장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추세와 변동성을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운용 철학을 강조해 왔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채권 금리의 해석이 더 중요해졌다. 본지는 앞서 미국 국채 수익률과 연준 신뢰를 둘러싼 시장 불안을 다룬 바 있다.

높은 금리는 위험자산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달러 신뢰도 논의는 비트코인(BTC)의 대체자산 논리와도 맞물린다. 어느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카민스키의 경고는 채권시장이 단일 지표보다 복수의 충격을 동시에 반영하는 국면에 있다는 점을 짚는다. 연준은 7월 성명에서 금리를 동결했고,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2%를 웃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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