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임금 4.1% 증가에도 K형 종료 신중론

| 김하린 기자

미국 저소득층의 임금과 소비 지표가 일부 개선됐지만, ‘K형 경제’가 끝났다고 보기에는 연준과 지역 연은 자료가 여전히 신중한 신호를 내고 있다. 민간 데이터는 격차 축소를 보여준 반면, 공식 통계와 연준 연구는 실질임금 둔화와 소비·자산 양극화를 함께 가리켰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하위 임금 노동자가 따라붙고 있다는 취지로 “K형 경제는 끝났다”고 말했다. K형 경제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소비·자산 흐름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U)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저소득층의 체감 부담이 곧바로 낮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에너지 지수는 12개월 기준 14.7% 올라 식품·에너지 지출 비중이 큰 가계에는 부담으로 남았다.

임금 지표도 한 방향만 가리키지 않았다. BLS가 집계한 민간 생산·비관리직 노동자의 7월 실질 평균시급은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 전년 동월 대비 0.1% 줄었다. 명목 평균시급은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2% 늘었다.

민간 데이터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Bank of America Institute)는 6월 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의 세후 임금 증가율이 전년 대비 4.1%로, 중간소득층 3.4%를 웃돌고 고소득층 4.2%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PNC는 6월 소비 점검에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지출 격차가 3년 만에 가장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카드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로 올라 고소득층과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미국 저소득층의 임금·소비 격차가 좁아졌다는 분석과 이어진다. 당시에도 임금과 소비 증가율은 가까워졌지만 자산 부문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더 신중한 쪽에 섰다. 연준은 7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2024년 말 이후 하위 사분위 실질임금 성장률이 다른 사분위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는 상위 사분위의 실질임금 성장도 2025년 중반 이후 크게 둔화됐다고 적었다.

리치먼드 연은은 7월 경제 브리프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 30년 동안 계속 K형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2021~2023년 소비는 계층별로 갈라지는 K형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 연은도 5월 연구에서 2021~2025년 고소득층 소비 증가가 저소득층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차이는 소비 불평등 확대를 시사하며, 임금 일부가 회복돼도 주식·주택 등 자산을 통한 격차가 별도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치 해석에는 범위의 차이가 있다. BLS의 실질임금 지표는 전체 민간 생산·비관리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평균이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와 PNC 자료는 은행 계좌와 카드 지출을 기반으로 한다. 세후 임금, 카드지출, 저소득층의 정의가 기관별로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소비와 물가 흐름은 경기·금리 기대를 가르는 변수로 읽힌다. 다만 7월 물가와 실질소득 지표가 엇갈린 만큼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과의 연결은 이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쟁점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됐다는 선언보다 하단의 회복 신호와 구조적 격차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에 가깝다. 7월 CPI와 실질임금, 민간 소비 데이터는 같은 방향만 가리키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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