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만배럴 호르무즈 수치, 미국 설명과 기준 달랐다

| 김하린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수송 수치가 집계 기준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하루 900만 배럴 안팎의 원유 반출을 강조했지만, 공식 통계는 해협 직접 통과량과 우회 물량을 나눠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포춘(Fortune)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최근 7일 평균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떠나는 원유가 하루 900만 배럴에 가깝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라이트 장관은 우회 파이프라인과 수출 시설을 통한 물량 500만~700만 배럴을 더하면 전체 흐름이 하루 1500만 배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설명은 이란산 원유와 비이란산 원유를 나눠 보는 데 초점이 있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은 막고 있지만, 걸프 지역의 비이란산 원유는 미군 지원과 우회 경로를 통해 일부 반출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란의 봉쇄 메시지와 미국의 원유 반출 수치가 동시에 제시되고 있다. 쟁점은 해협이 닫혔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어떤 물량을 어떤 기준으로 세었는지에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8월 단기 에너지전망은 다른 수치를 제시했다. EIA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전체 석유 흐름은 하루 490만 배럴이었다.

이는 1분기 하루 1490만 배럴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같은 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액화천연가스(LNG) 흐름도 하루 74억 입방피트에서 8억 입방피트로 감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7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우회 물량을 포함한 걸프 지역 전체 석유 수출이 6월 하루 1610만 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도 전쟁 전 평균 하루 2400만 배럴에는 못 미쳤다.

따라서 미국 측이 제시한 수치는 해협 직접 통과분만이 아니라 우회 파이프라인과 다른 수송 경로를 함께 반영한 숫자로 봐야 한다. EIA의 하루 490만 배럴과 라이트 장관의 하루 900만 배럴 안팎은 같은 항목을 재는 수치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잇는 원유·LNG 핵심 항로다. 통상 이 항로가 막히면 중동 산유국의 수출 일정, 보험료, 운임, 정유사의 조달 비용이 함께 흔들린다.

운항 현장의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ADNOC)이 운영하는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과정에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AP)은 해당 공격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상선이 해협을 지나는 위험이 다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일부 원유 흐름이 유지되더라도 정상 운항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원유 가격과 물류비,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다만 이번 보도에서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가격과 직접 연결되는 시장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해협 합의 가능성이 예측시장 가격에 반영된 흐름을 전했다. 당시에도 폴리마켓 수치는 공식 외교 일정이나 합의문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국내 에너지 비용과 물가뿐 아니라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투자심리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불안이 유가와 위험자산 심리에 닿는 구조를 다룬 바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봉쇄라는 표현보다 수치의 기준이다. 해협 통과량만 보면 EIA의 하루 490만 배럴이 기준이고, 우회 물량을 포함한 걸프 수출로 보면 IEA의 하루 1610만 배럴과 미국 측 설명을 함께 놓고 봐야 한다.

검증 출처: Fortune, EIA, IEA, AP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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