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Broadcom·$AVGO)이 2026회계연도 2분기 AI 반도체 매출을 143% 늘리고도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매출 성장보다 높아진 시장 기대와 수익성 검증이 더 큰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은 6월 3일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221억8700만 달러(약 31조459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8% 늘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매출은 108억 달러(약 15조3144억원)로 143% 증가했다.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최고경영자는 “AI 반도체 매출은 커스텀 AI 가속기와 AI 네트워킹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망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회사가 대형 고객사의 맞춤형 칩과 네트워킹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같은 발표에서 제시한 3분기 AI 반도체 매출 가이던스는 160억 달러(약 22조6880억원)였다. 시장 예상치로 거론된 172억 달러(약 24조3896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로이터(Reuters)는 브로드컴 주가가 6월 4일 14% 넘게 하락했고, 시가총액 3150억 달러(약 446조6700억원)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급락의 초점은 실적 부진보다 AI 칩 성장 기대를 계속 웃돌 수 있느냐에 맞춰졌다.
브로드컴은 알파벳(Alphabet)과 메타(Meta) 등 대형 기술기업의 자체 AI 칩 설계를 돕는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엔비디아($NVDA)의 범용 GPU와 달리 고객별 데이터센터 구조와 서비스에 맞춘 커스텀 반도체를 공급하는 축이다.
커스텀 AI 칩은 특정 고객의 연산 환경에 맞춰 설계되는 반도체다. 범용 GPU보다 고객 의존도가 높고 설계·공급 조건도 개별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
수익성 우려도 남았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브로드컴의 커스텀 AI 칩 사업이 수요는 크지만 고마진 범용 칩보다 수익성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이 2027년 AI 매출 전망 1000억 달러(약 141조8000억원)를 다시 올리지 않은 점도 실망 요인으로 거론됐다. 시장이 이미 높은 성장률을 주가에 반영한 상황에서 추가 상향 여부가 평가 기준이 된 셈이다.
주가 반응은 반도체 업종으로 번졌다. 6월 4일 관련 보도에서 마벨(Marvell), 엔비디아, AMD, 인텔(Intel), 마이크론(Micron), 퀄컴(Qualcomm)은 1~7% 하락했다.
다만 애널리스트 평가는 엇갈렸다. 로이터는 실적 발표 직후 최소 22명의 애널리스트가 브로드컴 목표주가를 올렸고 중간값이 500달러(약 70만9000원)였다고 전했다.
스테이시 라스곤(Stacy Rasgon)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는 “몇 분기 쉬어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단기 기대는 낮추되 2027년 이후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 심리도 빠르게 바뀌었다. 스톡트윗츠(Stocktwits)는 6월 3일 장전 브로드컴 심리가 “extremely bullish”였지만 6월 4일 장전에는 “extremely bearish”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6월 24일 오픈AI(OpenAI)와 LLM 최적화 인텔리전스 프로세서 ‘할라페뇨(Jalapeño)’를 공개했다. 본지는 앞서 2000억 달러 AI 매출이 브로드컴의 공식 전망은 아니라고 짚은 바 있다.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매출 확대는 계약 규모와 실제 매출 인식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과도 맞물린다. 공개된 협업이나 공급 약정이 곧바로 같은 기간 매출로 잡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MarketWatch) 집계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8월 10일 422.40달러(약 59만9000원), 8월 11일 416.08달러(약 59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6월 3일 기록한 52주 고점 495달러(약 70만2000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사용 출처: Broadcom IR, Broadcom·OpenAI 발표, Reuters/Investing.com, MarketWatch, Stocktw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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