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9650억달러 사모가치, IPO 조건 미정

| 이준한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비공개 심사 절차에 들어갔지만 상장 날짜와 공모 조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식 확인된 핵심 수치는 5월 사모 조달에서 인정받은 9650억 달러(약 1365조원) 기업가치다.

앤트로픽은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IPO를 위한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고, 실제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과 다른 요인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상장 확정’이 아니라 ‘상장 준비’ 단계로 봐야 한다. 비공개 S-1 제출은 기업이 공개 공모에 앞서 SEC와 등록 서류를 사전 검토하는 절차로, 공모가나 상장 시점을 확정하는 단계는 아니다.

앤트로픽은 5월 28일 시리즈 H 라운드에서 650억 달러(약 92조원)를 조달했고, 조달 후 기업가치를 9650억 달러로 발표했다. 회사는 같은 발표에서 이달 초 기준 연간 환산 매출이 470억 달러(약 66조500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IPO 준비에 나섰다는 본지 보도 이후 쟁점은 상장 여부에서 상장가치와 공개 시점으로 옮겨갔다. 다만 9650억 달러는 공모가 산정 결과가 아니라 사모 투자 라운드에서 나온 조달 후 기업가치다.

사모 라운드 기업가치는 공개시장 시가총액과 다르게 형성된다. 투자 조건, 우선주 권리, 유동성 제한, 상장 전 기대가 가격에 반영될 수 있어 이를 그대로 IPO 가치로 옮기면 사실관계가 달라진다.

비공식 시장에서는 더 높은 평가도 오간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일부 2차 시장 거래자들을 인용해 앤트로픽 주식이 최대 1조5000억 달러(약 2122조5000억원) 가치로 거래 제안되고 있으며 매도자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상장 가격이 아니라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의 전언이다. 2차 시장 가격은 유통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형성될 수 있어 공개 공모에서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가 평가하는 가격과 다를 수 있다.

예측시장도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17일 확인 기준 폴리마켓(Polymarket)의 ‘2026년 시가총액 기준 최대 IPO’ 계약에서는 스페이스X(SpaceX)가 선두였고, 앤트로픽은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앤트로픽이 2026년 최대 IPO가 될 수 있다는 기대는 남아 있지만, 이를 시장 합의로 보기는 어렵다. 예측시장 수치는 계약 조건과 거래 유동성에 따라 달라지며, 공식 일정이나 공모가를 대체하지 않는다.

AI 상장 경쟁도 배경이다. 로이터(Reuters)는 오픈AI(OpenAI)도 6월 비공개 IPO 서류를 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가 모두 공개시장 진입 절차를 밟으면서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과 컴퓨팅 비용, 규제 부담을 함께 따지고 있다.

특히 대형 AI 기업의 가치는 매출 증가 속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모델 학습과 추론에 들어가는 컴퓨팅 비용, 데이터센터 확장 부담, 각국 규제, 중국발 저가 AI 모델 경쟁이 모두 기업가치 산정의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번 IPO는 직접적인 토큰 발행 뉴스는 아니지만 AI 테마와 비상장 대형 기술기업 가치 평가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AI 관련 토큰과 인프라 기업이 별도 섹터로 묶이는 만큼, 공개시장 평가가 관련 테마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기사화할 수 있는 확정 사실은 비공개 S-1 제출과 5월 사모 라운드 기업가치다. 10월 상장 가능성이나 2조 달러 안팎의 IPO 가치 전망은 투자자와 분석가의 관측으로만 다뤄야 한다.

앤트로픽의 다음 공개 변수는 SEC 심사 이후 제출될 공개 S-1이다. 이 문서가 나와야 공모 구조, 재무 정보, 위험 요인, 상장 일정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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