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북유럽 AI센터 용량 중개 나섰다

| 김민준 기자

엔비디아($NVDA)가 GPU 고객과 북유럽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연결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거래에서 역할을 넓히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전력·부지·장기 임대 용량 경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CNBC는 한국시간 19일 밤 엔비디아가 북유럽에서 데이터센터 용량을 가진 사업자와 GPU를 확보한 기업을 연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기업에 접촉해 컴퓨팅 용량을 사거나 빌릴 고객, 이른바 오프테이커를 찾는 작업을 도왔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AI 반도체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정부 관계, 기업 투자, 인프라 조율로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 GPU는 통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거쳐 서버와 랙에 탑재된 뒤 최종 고객에게 팔리지만, 엔비디아는 완성 장비를 사는 기업들과도 관계를 유지해 왔다.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6월 기업 간 매칭에 관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지, 전력, 셸을 어떻게 확보하도록 도울 수 있느냐”와 “필요한 컴퓨팅을 최대한 빨리 세우는 데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프테이커는 데이터센터나 발전 프로젝트에서 향후 생산될 용량을 사거나 빌리기로 약정하는 고객을 뜻한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GPU를 확보한 기업이 곧바로 서비스를 운영하려 해도 전력 연결, 냉각 설비, 건물 외피, 랙 배치가 갖춰진 공간이 없으면 장비를 투입하기 어렵다.

북유럽이 거점으로 떠오른 배경은 전력과 부지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칩을 밀집 배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냉각 조건,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북유럽은 상대적으로 서늘한 기후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업자들의 검토 대상이 됐다.

퓨어DC(Pure DC)는 7월 핀란드 세이네요키에서 110MW 규모 1단계 AI 캠퍼스에 15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체 부지는 550MW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고, 회사는 1단계 용량이 이미 모두 임대됐다고 설명했다.

아르셈(Arcem)도 핀란드 요로이넨에서 500MW 잠재 용량을 가진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유럽에서 수백MW급 부지 확보 경쟁이 이어지는 셈이다.

네비우스(Nebius)는 3월 핀란드 라페란타에 최대 310MW 규모 AI 팩토리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엔스케일(Nscale)은 4월 마이크로소프트($MSFT)에 노르웨이 나르비크 캠퍼스의 고성능 AI 컴퓨팅 용량을 추가 제공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이 계약에는 2027년 배치 예정인 엔비디아 루빈(Rubin) GPU 3만 개 이상이 포함됐다. AI 인프라 계약이 단순 부동산 임대가 아니라 칩 공급, 전력 확보, 클라우드 수요를 함께 묶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전력망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 송전망 운영사 스타트넷(Statnett)은 데이터센터 전력망 접속 대기 용량이 2.3GW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형 프로젝트 일부가 요청 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전력망 계획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자문사 세빌스(Savills)는 이달 보고서에서 오슬로, 스톡홀름, 헬싱키를 향후 데이터센터 개발 잠재력이 큰 세계 상위 6개 입지에 포함했다. 루퍼트 덕워스(Rupert Duckworth) 세빌스 유럽·중동·아프리카 데이터센터 자문 부문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는 “AI 기반 데이터센터 성장에서 북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명확한 공급 여건 중 하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반도체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전략이 자본 조달과 전력·부지 확보 능력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망, 냉각, 서버, 메모리, 클라우드 임대 구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만든다.

다만 이번 보도는 엔비디아가 북유럽에서 직접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운영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CNBC는 엔비디아가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북유럽 중개 움직임은 AI 반도체 병목이 GPU 공급에서 데이터센터 용량과 전력망 접속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유럽에서는 이미 2027년 배치 예정 GPU와 수백MW급 부지가 계약 구조 안에 들어가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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