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군사 대비 태세는 낮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되 충돌 재개 가능성까지 함께 놓고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다.
카젬 잘랄리(Kazem Jalali)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한국시간 20일 공개된 러시아 통신 RIA 노보스티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과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것과 동시에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준비와 최고 수준의 군사적 대비 태세 사이에는 모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 여부를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여온 흐름 위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이란 정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과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대화 여부에 대해 다른 설명을 내놨다.
본지는 앞서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 여부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이란 핵 프로그램이 같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는지, 또는 오만과의 별도 논의인지였다.
이란 측 발언의 핵심은 대화 배제가 아니라 대화와 대비의 병행이다. 잘랄리 대사는 협상 가능성을 닫지 않았지만, 군사 대비를 협상과 분리하지 않았다.
이는 휴전·협상 논의가 이어지더라도 이란이 안보상 경계 태세를 낮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교적 대화와 군사적 억지를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기존 중동 긴장 국면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 외무부도 최근 미국과의 60일 휴전 논의가 더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Esmail Baghae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군이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이 닿는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로, 통항 불확실성은 에너지 가격과 달러 흐름을 거쳐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시장과의 연결도 이 지점에서 나온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이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반적 경로와 실제 가격 방향은 구분해야 한다.
이번 발언만으로 BTC 등 가상자산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확인된 변화는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구체적인 후속 협상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협상 재개 여부보다 이란이 대화 가능성과 군사 대비를 동시에 언급했다는 점이 새로 확인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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