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정에너지 증설량이 올해 45기가와트(GW)에 이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억제 정책에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세액공제 시한 전 착공 수요가 증설 흐름을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청정에너지 개발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축소에도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P글로벌(S&P Global)은 올해 미국 청정에너지 증설량이 2024년 종전 최고치보다 약 25% 많은 45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증설의 중심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S&P글로벌은 태양광이 올해 30% 안팎, 풍력이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제시했다. 태양광은 내년에도 역대 최대 증설 기록을 다시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배경에는 전력 수요 증가가 놓여 있다. 컨설팅업체 ICF는 미국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확충, 산업 전력 사용, 전동화가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발전원을 얼마나 빨리 계통에 붙일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다. 데이터센터 입지와 전력구매계약 조건을 가르는 기준이 전력 확보 속도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세제 변화도 단기 착공을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태양광·풍력 세액공제 일정을 앞당겼다. S&P글로벌은 7월 4일까지 착공한 프로젝트가 기존 수준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30년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존 머레이(John Murray) S&P글로벌 애널리스트는 "마감 시한 때문에 개발업체들이 서둘러 건설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책 축소가 장기 지원을 줄이는 동시에 단기 착공을 앞당기는 효과를 낸 것이다.
청정전력은 건설 기간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발전원으로 분류된다. RMI는 데이터센터 전력 대응 보고서에서 태양광·육상풍력과 배터리 조합의 일반적 사업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제시했다. 가스 발전소는 3~4년으로 잡았다.
비용 경쟁력도 남아 있다. 라자드(Lazard)는 7월 13일 '2026 균등화발전비용' 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가 비용 압박에도 신규 발전원 가운데 낮은 비용 경쟁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균등화발전비용은 발전소 건설비와 운영비, 연료비 등을 전력 1단위 생산비로 환산한 지표다.
소비자 지출도 늘었다. 로듐그룹(Rhodium Group) 집계에서는 올해 2분기 가정용 태양광 패널, 배터리, 무공해차 관련 소비자 지출이 전분기보다 45%,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이 항목에는 무공해차, 분산형 재생전력, 저장장치, 히트펌프가 포함됐다. 고유가와 전력 수요 증가, 자연재해 대비 수요가 가정과 기업의 에너지 설비 투자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다만 청정에너지 시장이 정책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세액공제 축소와 일부 프로젝트 취소 흐름은 개발업체의 착공 시점과 투자 계획을 다시 흔드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세액공제 기한 전 착공 수요와 정책 부담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 흐름은 미국 AI 인프라 투자와 전력 조달 비용을 함께 보는 변수다. 미국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 병목이 커진 가운데, 발전 설비 착공 속도와 전력구매계약 조건은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관련 인프라 투자 판단에 연결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감축에도 미국 청정에너지 자금 상당 부분이 남아 있다는 분석은 이미 제기됐다. 이번 증설 흐름은 남은 지원, 전력 수요, 착공 시한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정책 변화의 다음 영향은 7월 4일까지 착공한 프로젝트가 2030년까지 실제 완공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발전 설비 착공 속도와 전력망 접속 여력이 미국 데이터센터 비용 구조를 가를 기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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