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5000달러 전망, 중앙은행 순매수 62% 늘었다

| 강이안 기자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국제 금 가격의 온스당 4500~5000달러 가능성을 다시 제시했다. 중앙은행 매입과 미국 재정 적자, 금리 경로가 금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적 요인으로 거론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한국시간 20일 전해진 보고서에서 중앙은행 수요와 미국 재정 여건을 근거로 금 가격 강세 전망을 내놨다. 아카시 도시(Aakash Doshi) 스테이트스트리트 금 전략 총괄은 “연말 또는 2027년 초 온스당 4500~5000달러를 향해 상향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총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동결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할 경우 금 가격에도 우호적일 수 있다고 봤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달러로 표시되는 금의 상대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핵심 근거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다. 2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금 수요는 순매수량 28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도시 총괄은 이를 계절적 기준 역대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폴란드 국립은행이 2분기 51t을 사들여 가장 큰 매수 주체로 집계됐다. 중국인민은행은 같은 기간 33t을 추가했다.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중국의 상반기 금 매수량은 40t으로 확대됐다. 공식 보유량은 2346t으로 제시됐다. 중국 실물 수요와 글로벌 중앙은행 매수세가 금 시장의 수급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도시 총괄은 “금 매입 속도는 2022~2024년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강력한 수준”이라며 “중앙은행의 수요는 금 가격에 구조적인 버팀목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가격 흐름보다 외환보유액 구성과 재정 위험 대응이라는 장기 수요가 금 시장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금은 통상 주식이나 채권과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는 분산 자산으로 분류된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구성에서 달러, 국채, 금 등을 함께 보유하며 금융시장 불안이나 통화 가치 변동에 대비한다.

미국 재정도 금 가격 논의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2026년 2월 예산·경제전망에서 민간 보유 연방정부 부채 비율이 2026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1%에서 2036 회계연도 12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46년 기록한 106%를 넘어서는 경로다.

도시 총괄은 낮은 금리로 발행된 부채가 만기를 맞아 더 높은 금리로 차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정책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투자자들이 신용 위험이 없고 공급이 제한된 실물 자산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금 가격 논의는 디지털자산 시장과도 간접적으로 맞물린다. 금은 전통 금융권에서 위험 분산 자산으로 분류되고, 비트코인(BTC)은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금 자체의 수급과 미국 재정 여건을 다룬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ETH) 가격 방향을 판단할 근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앞서 금과 디지털자산 ETF를 전통 주식·채권 밖의 선택지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금 가격 전망도 대체투자 자산을 둘러싼 기관 수요와 거시 환경을 짚은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세계금협회는 2026년 중앙은행 금 보유 설문에서 응답자의 89%가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45%는 자체 금 보유량도 늘릴 것으로 답했다.

금 가격의 실제 경로는 연준의 금리 결정, 달러 흐름, 중앙은행 매입 지속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장은 연준의 다음 금리 판단과 미국 재정 전망이 금 수요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피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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