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달러 AI 전력 주문 지이 버노바에 몰렸다

| 김민준 기자

지이 버노바(GE Vernova·$GEV)의 2026년 상반기 데이터센터 관련 주문이 50억 달러(약 6조9550억원)를 넘었다.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칩과 서버 확보를 넘어 전력망, 가스터빈, 변전 설비 수요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이 버노바는 7월 22일 2026년 2분기 실적 공시에서 전기화 부문의 데이터센터 주문이 올해 누적으로 50억 달러를 넘어 2025년 연간 총액의 두 배 이상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1분기 공시에서는 데이터센터 지원용 설비 주문이 24억 달러(약 3조3384억원)로, 지난해 전체를 이미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스콧 스트래직(Scott Strazik) 지이 버노바 최고경영자는 2분기 공시에서 “전기화 부문에서도 데이터센터 주문이 올해 누적으로 50억 달러를 넘으며 2025년 총액의 두 배 이상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데이터센터를 전력·전기화 사업의 단순 수요처가 아니라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수치의 기준은 2026년 상반기다. 일부 보도 제목처럼 2025년 상반기로 쓰면 공식 공시와 맞지 않는다. 비교 대상도 2025년 연간 데이터센터 주문과 2026년 상반기 누적 주문으로 나눠 봐야 한다.

2025년 기준선도 작지 않다. 지이 버노바의 2025년 최고경영자 서한은 2025년 전기화 부문의 데이터센터 직접 주문이 20억 달러(약 2조7820억원)를 넘었고, 2024년보다 세 배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50억 달러 수주는 지난해 이미 커진 주문 기반 위에서 다시 확대된 수치다.

이번 수주는 AI 인프라의 병목이 연산 장비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형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계통 연결, 백업 전원, 냉각 설비를 함께 필요로 한다. 전력 인프라가 늦어지면 서버를 확보해도 실제 가동 시점은 뒤로 밀릴 수 있다.

지이 버노바의 2025년 최고경영자 서한은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을 AI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이 서한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2024년의 두 배, 2035년까지 세 배로 늘 수 있다고 본다고 적었다.

회사의 사업 움직임도 같은 방향이다. 지이 버노바와 크루소(Crusoe)는 2025년 7월 22일 29기의 LM2500XPRESS 가스터빈 패키지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2024년 12월 첫 10기, 2025년 6월 추가 19기 주문을 합치면 약 1GW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라고 양사는 밝혔다.

이 계약은 대형 AI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접속을 기다리는 대신 현장 발전 설비를 함께 확보하려는 수요와 맞닿아 있다. 통상 데이터센터는 전력회사와 계통 접속, 변전 설비, 송전 용량을 함께 조율해야 한다. 전력망 증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현장 발전이나 별도 전력 계약의 중요성이 커진다.

전기화 부문은 변압기, 스위치기어, 전력변환 설비처럼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사이를 잇는 장비를 포괄한다. AI 데이터센터가 고밀도 서버를 늘릴수록 내부 전력 분배와 외부 계통 연결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 지이 버노바의 주문 증가는 이 영역의 수요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 랙 전력과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병목을 다뤘다. 지이 버노바 사례는 서버실 내부 전력밀도 문제가 발전 설비, 변압기, 스위치기어, 송전망 투자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수주 강세가 곧 실적 안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지이 버노바의 2분기 조정 핵심이익이 시장 추정을 밑돌았고 발표 직후 주가가 5.8% 하락했다고 전했다. 윈드 부문 손실 확대가 파워와 전기화 부문의 성장세를 가렸다.

같은 보도에서 지이 버노바의 2분기 전체 주문은 242억 달러(약 33조6622억원), 총 수주잔고는 1760억 달러(약 244조8160억원)로 집계됐다. 수주잔고는 크지만 사업부별 수익성과 납품 일정, 원가 부담이 함께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이 버노바는 2026년 말 가스 설비 계약 물량이 최소 125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2분기 공시에 적었다. 데이터센터 주문의 납품 속도와 윈드 부문 손실 관리는 향후 실적을 볼 때 함께 확인할 변수로 남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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