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생산자물가가 국제유가 하락과 공산품 가격 약세에 한 달 전보다 0.4%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7% 상승해 1년 전보다 높은 물가 수준은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2026년 7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기업 간 거래 단계의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와 통화정책 판단의 선행 자료로 쓰인다.
하락을 이끈 것은 공산품이었다. 공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0.5% 내렸다. 세부 품목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5.1%, 화학제품이 1.3% 각각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가격도 전월보다 0.6% 내렸다. 주택용 전력이 11.8%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 가격은 0.4% 내렸고,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은 7.1% 하락했다.
다만 농림수산품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1.5%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2.4% 상승하며 전체 지수 하락 폭을 일부 줄였다.
특수분류 기준으로 식료품은 0.7%, 신선식품은 3.5% 각각 올랐다. 에너지는 3.6% 내렸고, IT는 0.2%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전월 대비 0.2% 하락하고 전년 동월 대비 8.0% 올랐다.
7월 생산자물가 흐름은 원유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 지표에 반영되는 경로를 보여준다. 통상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가격을 통해 공산품 물가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유가가 다시 오르면 에너지와 운송 비용을 거쳐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하락했다. 7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8% 내렸다. 원재료가 7.7% 떨어졌고 중간재는 1.7%, 최종재는 0.2% 각각 하락했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 단계로 나눠 보는 지표다. 물가 변동이 생산 단계별로 어떻게 파급되는지 확인하는 데 쓰인다.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내렸다.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 출하뿐 아니라 수출을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가격 변동을 보는 지표다.
부문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수출이 0.7% 내렸지만 국내 출하가 1.5% 오른 영향이다. 공산품은 수출이 0.3% 올랐으나 국내 출하가 0.5% 내려 0.2% 하락했다.
8월에는 하방 요인만 남아 있지 않다. 이흥후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8월 들어 19일까지 기준 국제유가가 전월대비 11% 정도 상승했다"며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인상됐고 중동 정세 불안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들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물가 지표는 거시 변수로 읽힌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유가와 생산자물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와 금리 경로를 통해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 7월 생산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전했다.
국제유가와 달러화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거시 변수로 다뤄진 사례도 있었다. 한국 7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한국은행은 8월 들어 국제유가 상승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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