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절반 이상이 높은 생활비를 현재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물가상승률은 2021~2022년 고점보다 낮아졌지만, 누적된 가격 부담은 가계 체감 경기를 계속 누르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6년 1~2월 실시한 소비자 인사이트 설문에서 미국 성인 54%가 높은 생활비를 현재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답했다고 밝혔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을 꼽은 응답은 각각 26%였다.
생활비 부담이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물가상승률 둔화와 가격 하락이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것은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이지, 이미 오른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는 2021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26.7% 올랐다. 같은 기간 식품 가격은 27.2%, 임대료는 30% 이상, 운송 가격은 35% 상승했다.
명목 임금 증가율은 같은 기간 25.7%로 집계됐다. 임금도 올랐지만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계가 실제로 느끼는 구매력 개선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식료품, 주거비, 교통비는 가계가 지출을 쉽게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다. 이들 필수 지출이 임금보다 빠르게 늘면 전체 물가상승률이 둔화해도 체감 부담은 늦게 내려간다.
미국의 물가 부담은 금융시장에서도 중요한 배경 지표다. 생활비 압박이 이어지면 소비 여력이 줄고, 이는 경기 전망과 금리 기대, 달러 자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도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메시지가 물가 부담 속에 흔들리고 있다는 여론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물가 지표가 안정되는 국면에서도 유권자와 소비자가 느끼는 생활비 부담은 별개로 남아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펠릭스 리히터(Felix Richter) 스태티스타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가격이 내려가는 것과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을 혼동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는 물가상승률 둔화가 가계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곧바로 뜻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설문은 미국 물가 지표의 표면적 안정과 가계 체감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미국의 물가와 임금 흐름은 소비 경기, 금리 기대, 위험자산 심리를 판단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지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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