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21일 7만5000달러(약 1억463만원)를 돌파해 3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이번 반등은 현물 수요 확대보다 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가격 상승을 키운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비츠(BlockBeats)는 BTC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유동성 지원 환매 확대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규제 제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업계 경영진 회동을 함께 거론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강제 청산에 따른 매수 압력이 약해진 뒤에도 실제 수요가 이어지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집계에서는 BTC 상승 과정에서 27억5000만 달러(약 3조8363억원)를 넘는 BTC 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후 24시간 동안에도 BTC 포지션 7억8320만 달러(약 1조926억원)가 청산됐고, 이 가운데 공매도 포지션은 7억4770만 달러(약 1조430억원)였다.
공매도 청산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손실 확대를 견디지 못해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다. 숏 포지션 보유자는 청산 과정에서 BTC를 되사야 하며, 이 매수 압력이 다시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쇼트 스퀴즈라고 부른다.
이번 반등은 파생상품 포지션이 한쪽으로 몰렸을 때 가격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게 증폭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본지는 앞서 BTC 파생시장에서 하루 11억 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된 사례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대규모 청산이 단기 매수 압력을 키울 수 있지만 강세장 복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붙었다.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환매 확대도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혔다. 재무부는 10년에서 30년 만기 명목 이표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환매 규모를 기존보다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기 국채 환매는 채권시장 유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에서는 장기 금리와 달러 유동성 기대가 위험자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국채시장 안정 조치가 곧바로 BTC의 자체 수요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
규제 측면에서는 SEC의 최신 가상자산 규제 제안이 함께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가상자산 업계 경영진과 만난 사실도 시장 심리 개선 요인으로 거론됐다.
숀 영(Shawn Young)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재무부 개입 조치의 영향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 변화가 BTC의 거시 펀더멘털을 개선했다기보다 혼잡했던 공매도 포지션의 빠른 청산을 유도한 측면이 크다고 봤다.
영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채가 여전히 BTC와 한계 자금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BTC가 7만 달러(약 9765만원)를 돌파한 흐름에 대해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단기 가격 상승과 중장기 수급 개선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미닉 존(Dominick John) 제우스리서치(Zeus Research) 애널리스트도 공매도 청산이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더 밀어붙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강제 매수의 힘이 줄어든 뒤에는 실제 현물 수요, 유동성 환경, 거시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존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다음 단계가 새 자금 유입 여부에 달렸다고 봤다. 공매도 청산으로 촉발된 반등이 지속 상승 흐름으로 바뀌려면 파생상품 청산 이후에도 현물 매수가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9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의 추가 성장 촉매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법안 진행은 규제 불확실성 완화 기대와 연결되지만, 실제 입법 결과와 시장 반응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번 흐름은 레버리지 포지션의 위험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다. 가격 상승 자체보다 파생상품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렸을 때 청산이 얼마나 빠르게 시장 움직임을 키우는지가 확인됐다. 공매도 청산 이후에도 새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지가 다음 관전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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