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1만1000개 롤백, 미국 가성비 전쟁 커졌다

| 서도윤 기자

미국 소비자가 싼 가격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체감 가치를 요구하면서 대형 유통사의 가격 전략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코스트코와 월마트는 각각 회원제 대량구매와 가격 인하를 앞세우고 있지만, 생활비 부담이 의료·주거·재정 전반으로 번지면서 단순 할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천(Fortune)은 21일 칼럼에서 미국의 부담 가능성 위기를 25년 전 신흥국 시장용 저가 제품 전략과 비슷한 문제로 짚었다. 기업이 가격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성능, 편의, 총비용을 함께 줄이는 해법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식 지표도 같은 압박을 보여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26년 5월 공개한 2025년 가계 경제 보고서에서 성인 73%가 재정적으로 '괜찮다'거나 '편안하다'고 답했지만, 가격 인상이 가장 큰 재정 걱정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18~29세와 저소득층의 체감 악화도 두드러졌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2026년 4월 조사에서 건강보험 비용을 '매우 큰 문제'로 본 응답이 73%, 인플레이션은 66%, 재정적자는 64%였다고 밝혔다. 생활비 부담이 식료품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주거, 재정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본지도 앞서 생활비 압박이 이어지면 소비 여력이 줄고 경기 전망과 금리 기대, 달러 자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가계가 매달 체감하는 필수 지출 부담은 더 늦게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코스트코(Costco·$COST)는 이 흐름의 앞단에 있다. 회사는 2026년 5월 28일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순매출 691억5400만 달러(약 96조5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1.6% 늘었고, 미국 동일점포 매출도 9.4% 증가했다.

코스트코의 회원제 모델은 대량구매를 통해 단위 가격을 낮추는 구조다. 고물가 환경에서는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다만 보관 공간, 초기 지출, 연회비가 필요한 만큼 모든 소비자에게 같은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포천 칼럼은 대량구매와 회원제 구조가 이미 많은 미국인에게 접근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노스웨스턴대 메딜 연구는 코스트코 이용 가구의 평균 소득을 8만1200달러(약 1억1300만원)로 제시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밝힌 2024년 실질 중위 가구소득 8만3730달러(약 1억1700만원)와도 차이가 크지 않아 회원 소득을 하나의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월마트(Walmart·$WMT)는 가격 인하 쪽으로 더 직접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포천은 월마트가 관세 환급분 29억 달러(약 4조500억원)를 가격 인하와 고객 경험 개선에 다시 투입하고, 1만1000개 이상 품목을 롤백 상태로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가격 부담을 회사의 정책 조정으로 일부 흡수하려는 흐름이다.

월마트의 공개 실적 자료에서도 같은 방향이 드러난다. 회사의 미국 비교매출은 2026년 4월 30일 종료 분기 기준 4.3% 증가했다. 저가 정책과 옴니채널 확장이 소비자 유입을 떠받치는 축으로 제시됐다.

대형 유통사의 관세 환급 귀속 문제는 소비자 환불 여부를 두고 쟁점이 돼 왔다. 본지는 앞서 타깃 사례에서 관세 환급이 소비자에게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는 아니며 가격 인하 재원보다 비용 상승을 흡수하는 항목에 가깝게 설명됐다고 전했다. 월마트의 재투입 방침은 같은 부담을 가격 정책으로 처리하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소비 흐름도 할인채널과 자체 브랜드 쪽으로 기울고 있다. 2026년 2분기에는 코스트코·월마트·알디(Aldi)가 크로거(Kroger)·앨버트슨스(Albertsons)에서 점유율을 빼앗았고, 자체 브랜드 매출은 2025년 2828억 달러(약 394조79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변화는 한국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고물가가 길어지면 소비자는 브랜드 충성보다 체감 가치를 먼저 본다. 창고형 매장, 자체 브랜드, 온라인 장보기처럼 지출을 예측할 수 있는 채널이 힘을 얻는 이유다.

포천 칼럼이 든 과거 산업 사례 가운데 제너럴일렉트릭 헬스케어(GE Healthcare)의 중국용 저가 CT 전략은 2010년 제너럴일렉트릭(GE) 보도자료에서 확인된다. 당시 회사는 중국 시장용 브리보 CT 325·315를 내놓으며 현지화, 저비용, 고품질을 강조했다. 다만 칼럼에 등장한 일부 제조원가 수치는 독립 원출처로 고정되지 않아 기사 본문에서는 제외했다.

미국 생활비 부담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소비자가 가격보다 가치, 단기 할인보다 지출 예측 가능성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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