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스탠더드 트레저리 컴퍼니(Bitcoin Standard Treasury Company·BSTR)가 캔터 에쿼티 파트너스 I(Cantor Equity Partners I·CEPO)과 추진하던 SPAC 합병 거래를 종료했다. 거래는 무산됐지만 CEPO가 받을 1500만달러(약 208억원) 지급 의무는 남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8-K 공시에 따르면 CEPO와 BSTR, 스폰서, 블록스트림 캐피털 파트너스(Blockstream Capital Partners)는 2026년 8월 20일 기존 사업결합계약을 전면 종료하는 해지·면책 합의서를 체결했다. BSTR 측은 CEPO에 1000만달러(약 139억원)를 2026년 9월 19일, 500만달러(약 69억원)를 2026년 12월 1일 지급하기로 했다.
해지와 함께 기존 거래문서와 부속계약은 효력을 잃었다. 당사자들은 거래와 관련한 상호 면책과 소송금지에 합의했지만, CEPO 신탁계정 관련 청구 포기 예외는 남겼다. CEPO는 BSTR 거래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새로 소집하지 않고 다른 합병 대상 기업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의 출발점은 2025년 7월 공개된 비트코인(BTC) 재무회사 상장 구상이었다. 당시 BSTR는 창업자 기여분 2만5000 BTC와 인-카인드 PIPE 5021 BTC를 합쳐 3만21 BTC를 밸런스시트에 올리는 구조를 제시했다. 여기에 최대 15억달러(약 2조790억원)의 달러 표시 PIPE와 CEPO의 현금 투입을 붙이는 설계였다.
BSTR는 당시 거래가 종결되면 상장 비트코인 재무회사 가운데 네 번째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제안 단계의 설명이었고 실제 거래 종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는 2026년 7월 8일 이미 한 차례 방향을 틀었다. CEPO와 BSTR는 기존 조건으로는 사업결합을 완료하지 않겠다고 공시했고, 기존 사모투자 약정도 종결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주주총회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원래 거래안은 사실상 재설계 단계에 들어갔다.
SPAC 합병은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와 비상장 기업이 합쳐 우회 상장을 추진하는 구조다. PIPE는 기관투자자가 상장사 또는 상장 예정 기업에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넣는 방식이다. BSTR 거래는 비트코인 보유량과 외부 자금조달을 함께 묶어 상장 재무회사 모델을 만들려던 사례였다.
BSTR는 2026년 8월 20일 보도자료에서 비트코인과 상장 비트코인 재무회사들이 “상당한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런 시장 환경이 자본시장 왜곡을 만들고 전환사채, 영구전환우선주 같은 자금조달 구조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애덤 백(Adam Back) BSTR 최고경영자 겸 공동창업자는 같은 자료에서 “CEPO와 캔터 팀은 전 과정에서 뛰어난 파트너였고, 우리는 함께 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 환경에도 비트코인 수익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거래 종료와 별개로 비트코인 재무 운용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회사 측 입장이다.
션 빌(Sean Bill) BSTR 최고투자책임자 겸 공동창업자도 “BSTR 팀은 기관투자와 비트코인 프로토콜 양쪽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모았다”며 “비트코인 수익 창출과 비트코인 자본시장 구축에 초점을 맞춘 기관급 투자 전략을 계속 설계하고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해지 이후 실제 보유 비트코인 규모와 손익은 이번 공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해지는 단순한 합병 철회보다 정산 성격이 강하다. 상장 비트코인 재무 구조는 사라졌지만 CEPO가 받을 현금 지급 일정은 별도로 남았기 때문이다. 기존 제안이 기대한 대규모 비트코인 편입과 달러 조달 구조는 종료됐고, CEPO는 새 합병 대상을 찾아야 한다.
비트코인 재무회사 모델은 기업이 현금이나 조달 자금으로 BTC를 보유하고, 이를 주식시장 자금조달 구조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산돼 왔다. 그러나 주가가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되거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신규 발행과 추가 매입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BSTR가 언급한 전환사채와 영구전환우선주는 이런 환경에서 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미국 상장 비트코인 재무회사와 관련 종목을 볼 때 보유 BTC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금리 부담과 가상자산 신용 환경을 다룬 본지 보도처럼, 자금조달 비용과 시장 유동성은 디지털자산 기업의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남은 절차는 확인된 지급 일정이다. BSTR 측의 첫 지급일은 2026년 9월 19일, 두 번째 지급일은 2026년 12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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