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판단 변수 3가지 제시

| 서도윤 기자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비트코인(BTC) 매수 시점을 둘러싼 논쟁에 채택 지속, 약세장 성숙, 거시 환경이라는 세 가지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가격 하나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구조적 수요와 시장 사이클, 금리 환경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잭 팡들(Zach Pandl)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총괄은 8월 21일 기준 시장 코멘터리에서 비트코인은 주식이나 채권처럼 현금흐름으로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이 내용을 전하며 그레이스케일이 단일 매수 신호보다 조건부 판단 틀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팡들은 "구조적 채택 추세는 유지되고, 약세장 깊숙한 구간에 있으며, 거시 전망은 대체로 우호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누구도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을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는 '지금이 바닥'이라는 단정과는 거리가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채택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앞선 8월 14일 분석에서도 정부 적자 확대, 금융서비스 안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증가, 세대별 포트폴리오 변화가 비트코인 채택을 밀 수 있다고 봤다. 정부 부채 증가는 희소자산 선호 논리와 연결되지만, 부채 증가가 곧바로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서 미국 총공공부채는 8월 18일 기준 40조474억 달러(약 5경5506조원)로 집계됐다. 이 중 공공보유 부채는 32조2660억 달러(약 4경4715조원)였다. 그레이스케일이 말한 재정 압박은 이 같은 장기 배경 위에 놓여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사이클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번 약세장이 과거 사이클과 비교해 성숙 구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약세장이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추세 전환을 말할 수는 없지만, 논쟁의 초점이 단기 낙폭에서 사이클의 위치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트코인은 8월 21일 장중 7만9461달러(약 1억1032만원)까지 오른 뒤 7만7000달러(약 1억695만원) 부근으로 밀렸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이 움직임에 현물 매수, 숏커버링, 상장지수펀드(ETF) 수요가 겹쳤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 4년 주기 논쟁이 다시 불거진 흐름](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1989)을 다룬 바 있다.

숏커버링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포지션을 닫기 위해 되사는 움직임이다. 이 과정에서 매수 주문이 일시적으로 늘면 가격 반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숏커버링이 만든 반등은 신규 장기 수요와 성격이 달라 지속성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ETF 수요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현물 ETF는 전통 금융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에 노출될 수 있는 통로다. 기관과 개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장치지만, 자금 유입이 줄거나 환매가 늘면 가격에는 반대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금리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당시 일부 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향후 금리 인상이 비트코인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은 현금흐름이 없는 자산이어서 금리와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해석된다.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는 이자 수익이 있는 채권과 현금성 자산을 더 매력적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금리 경로가 안정되면 위험자산을 다시 검토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반응은 갈렸다. 비트코인토크(Bitcointalk)에서는 6만 달러 재하락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과 흔들려도 장기 보유를 유지하겠다는 시각이 함께 나왔다. 인데레스(Inderes) 포럼에서도 200주 이동평균과 5만8000달러 선을 언급한 추가 하락론과, 변동성 축소 뒤 방향성 돌파를 기다리자는 의견이 공존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핵심은 같은 세 변수다.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원화 투자자는 달러 가격뿐 아니라 환율과 미국 금리 환경을 함께 봐야 한다. ETF 수요와 숏커버링이 단기 가격을 움직이더라도 국내 거래 가격에는 원·달러 환율 변화가 함께 반영된다.

이번 코멘터리의 핵심은 매수 신호가 아니라 판단 기준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세 조건을 볼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열어뒀다. 비트코인 시장의 다음 흐름은 채택, 사이클, 금리 변수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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