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캐시(ZEC) 채굴기의 전력당 총매출이 비트코인(BTC) 최신 채굴기 추정치를 약 4.5배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채굴 비용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ZEC 가격 상승으로 같은 전력에서 나오는 달러 기준 매출이 커진 결과다.
더에너지맥(TheEnergyMag)은 24일 기준 비트메인 앤트마이너 Z15 프로의 지캐시 채굴 총매출을 전력 1MWh당 727.30달러(약 101만원)로 추정했다. 같은 기준 고성능컴퓨팅(HPC)은 222.73달러(약 31만원), 비트코인용 최신 세대 앤트마이너 S23 프로는 162.11달러(약 22만원)로 제시됐다.
이 수치는 순이익이 아니다. 전력비, 풀 수수료, 유지보수비, 장비 감가상각, 실제 가동률을 빼기 전의 총매출 기준이다. 채굴자의 실제 수익성은 전력 계약 조건과 장비 조달 비용, 네트워크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수익성 격차를 벌린 핵심 변수는 ZEC 가격이다. 더에너지맥은 ZEC가 한때 약 890달러(약 123만원)까지 올랐다고 분석했다. 코인게코(CoinGecko) 화면은 같은 날 ZEC 가격을 817.02달러(약 113만원)로 표시했고, 24시간 가격 범위는 798.23~872.34달러였다.
같은 화면에서 ZEC는 7일 기준 57.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앞서 지캐시가 785달러를 돌파했다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이번 채굴 매출 재평가는 가격 상승이 채굴 경제성에 곧바로 반영된 사례로 풀이된다.
사이퍼펑크 등 일부 기관 채굴 인프라 업체의 지캐시 관련 움직임도 확인된다.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Cypherpunk Technologies·$CYPH)는 18일 3333만 달러(약 462억원) 규모의 주식성 거래를 통해 4.2 GSol/s 규모의 지캐시 채굴 플릿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플릿이 지캐시 네트워크의 약 18%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사이퍼펑크의 움직임은 기존 ZEC 비축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회사는 12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8월 11일 기준 32만3394.38 ZEC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는 ZEC 가격 상승으로 4600만 달러(약 637억원)의 미실현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사이퍼펑크는 앞서 지캐시 관련 자산과 인프라 사업을 확대해 왔다. 본지는 사이퍼펑크가 3300만 달러 규모의 지캐시 채굴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이번 플릿 확보는 보유 자산과 채굴 인프라를 함께 키우는 흐름으로 읽힌다.
지캐시는 2016년 출시된 작업증명(PoW) 기반 프라이버시 네트워크다. 사이퍼펑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K 문서는 지캐시가 비트코인 코드베이스를 바탕으로 출발했고, 영지식증명으로 송신자·수신자·금액을 숨길 수 있는 선택적 프라이버시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문서에서 2025년 말 기준 전체 ZEC의 약 31%가 실드 처리된 상태로 제시됐다. 실드 처리는 거래 정보를 공개 장부에 남기되 일부 정보를 암호학적으로 가리는 기능이다. 프라이버시 기능이 지캐시의 차별점이지만, 규제 준수와 거래 투명성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따라붙는다.
채굴 보상 구조는 비트코인과 비슷한 점이 있다. 10-K 문서는 지캐시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이 약 1.25분이며, 채굴자가 새로 발행되는 ZEC와 거래 수수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2024년 11월 반감기 이후 블록 보상은 1.5625 ZEC로 줄었다.
채굴 산업에서 전력당 매출은 장비 배치와 전력 배분을 가르는 기준으로 쓰인다. 같은 전력을 투입했을 때 어느 장비와 네트워크가 더 많은 총매출을 내는지가 채굴자의 운영 우선순위에 영향을 준다. 다만 가격 상승기에 나타난 총매출 우위가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관용 지캐시 채굴 인프라를 내세운 사례도 나오고 있다. 파운드리(Foundry)는 3월 기관용 지캐시 채굴 풀 출시를 예고했다. 현재 파운드리 지캐시 풀 페이지는 KYC·AML 심사, 일일 공개 정산 방식(PPLNS), 미국 기준 운영을 전면에 내세운다.
해시레이트 유입은 양면을 갖는다. 지캐시 커뮤니티 포럼에서는 기관 해시레이트 증가가 네트워크 보안에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국 기반 규제준수형 인프라에 해시레이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가격 상승 자체보다 채굴 산업의 전력 배분이다. 전력은 비트코인 채굴, 대체 작업증명 코인, AI 데이터센터가 함께 쓰는 생산요소다. 이번 비교가 말하는 것은 지캐시 채굴의 장기 우위가 아니라 24일 기준 전력당 총매출의 재평가다.
ZEC 가격이 하락하거나 신규 채굴자가 늘면 전력당 매출과 개별 채굴자의 몫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수치는 24일 기준 지캐시 채굴기의 단위 전력당 총매출이 비트코인 채굴기와 업계 평균 AI·HPC 수익을 웃돌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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