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만1237.94달러(약 1억1235만원)까지 오르며 3개월여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이번 상승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부 변화보다 미국 국채시장, 달러 약세, 현물 ETF 자금 유입, 파생상품 청산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BTC가 장중 8만1237.94달러까지 오른 뒤 8만323.24달러(약 1억1109만원)에 거래됐고, 8월 들어 2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이번 랠리가 비트코인 자체의 변화보다 외부 요인에 의해 움직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흐름의 출발점으로는 미국 국채시장이 꼽힌다. 미국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물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운용당 기존 최대 20억 달러(약 2조766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32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적용 시점은 9월 9일이다. 시장은 재무부 조치가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받아들였고, BTC는 금과 함께 달러 가치 하락 우려를 반영하는 자산군으로 거래됐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는 제도다. 통상 유동성이 얇아진 만기의 거래 여건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쓰이며, 장기채 시장의 가격 형성과 금리 흐름에 대한 투자자 해석을 바꿀 수 있다.
현물 ETF 자금도 가격 흐름을 뒷받침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 집계상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8월 20일 6억630만 달러(약 8385억원), 8월 21일 3억750만 달러(약 425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8월 17일부터 21일까지 순유입이 이어진 점도 수급 개선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앞서 현물 수요 회복 여부가 가격 흐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구간과도 맞물린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거래소 계좌를 통해 BTC 가격에 노출될 수 있게 하는 상품이다. 직접 지갑을 만들거나 코인을 보관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기관과 일반 투자자의 현물 수요를 시장 가격으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숏커버가 단기 상승폭을 키웠다. 코인데스크는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를 인용해 8월 20~21일 사이 숏 포지션 청산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면 거래소는 포지션을 닫기 위해 매수 주문을 낸다. 이 과정에서 매수 압력이 한꺼번에 몰리면 상승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규제 기대는 보조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월 17일 암호자산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해석을 내고 시장참가자에게 명확한 이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 정책에서 규제 절차 정비와 금융기술 혁신 통합을 강조했다. 다만 해석 발표와 정책 방향 제시는 실제 법안 처리나 집행과 별개의 절차다.
반대 해석도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BTC가 8만~8만2000달러 부근에서 저항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고, 인베스토피디아는 ETF 유입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견해를 함께 소개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장세는 가격 자체보다 수급과 거시 변수의 결합을 확인하는 사례다. BTC 가격은 달러, 장기금리, ETF 순유입, 파생상품 청산처럼 국내 거래소 밖에서 형성되는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이번 상승은 BTC의 독자 서사보다 거시 유동성, 달러 약세, ETF 수급, 숏커버가 겹친 장세로 보는 쪽이 더 보수적이다. 재무부의 장기물 유동성 지원 바이백 확대는 9월 9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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