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1주일간 44% 오른 뒤 바이낸스 파생시장에서 레버리지와 롱 포지션 쏠림이 함께 커졌다. 선물 거래량이 현물 거래량을 5배 넘게 웃돌며 가격 상승 뒤 포지션 구조가 빠르게 기울어진 모습이다.
코인데스크는 크립토퀀트(CryptoQuant)와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를 토대로 바이낸스의 리플 추정 레버리지 비율이 0.213까지 올라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지표는 선물 미결제약정과 거래소 보유 물량의 관계를 보여준다.
추정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거래소에 남아 있는 현물 물량에 비해 차입을 동반한 파생 포지션이 더 많이 쌓였다는 뜻이다. 방향 자체를 말해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가격이 한쪽으로 움직일 때 청산 압력이 커질 수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바이낸스 리플 선물 미결제약정은 34억5000만달러(약 4조7683억원)로 집계됐다. 24시간 선물 거래량은 64억달러(약 8조8455억원), 현물 거래량은 12억달러(약 1조6585억원)였다.
선물 거래가 현물보다 5배 넘게 컸다는 점은 이번 상승 구간에서 파생시장 포지션의 영향이 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파생시장에서 포지션이 빠르게 늘면 상승 구간에서는 탄력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 방향 조정 때는 청산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계정 방향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바이낸스에서는 롱 계정이 숏 계정보다 약 2대1로 많았고, 상위 트레이더 기준으로는 이 비율이 3대1에 가까웠다.
이런 구조에서는 가격 상승을 따라 들어온 레버리지 포지션이 시장의 단기 흐름을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롱 포지션이 많은 상태에서 가격이 밀리면 증거금 부족으로 강제 청산이 발생하고, 청산 물량이 다시 낙폭을 키울 수 있다.
배경에는 바이낸스의 포트폴리오 마진 조건 변경도 있다. 바이낸스는 공지에서 8월 21일 오후 3시(한국시간)부터 리플과 리플 USD(RLUSD)의 포트폴리오 마진 최대 레버리지를 5배에서 10배로 높였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마진은 여러 자산의 위험을 묶어 담보와 증거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최대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같은 담보로 더 큰 포지션을 잡을 수 있지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일 때 유지증거금 부담도 커진다.
바이낸스는 이번 변경이 통합 유지증거금 비율인 유니엠엠아르(uniMMR)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용자에게 점검을 안내했다. 본지는 앞서 바이낸스의 리플 포트폴리오 마진 조건 변경을 전한 바 있다.
리플 가격은 1.50달러(약 2075원)를 넘긴 뒤 1.44달러(약 1992원) 안팎으로 밀렸다. 코인데스크는 24시간 기준 낙폭이 거의 5%였다고 전했다.
이번 흐름은 리플만의 움직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은 6만8000달러(약 9404만원) 아래에서 8만달러(약 1억1064만원) 근처까지 올랐고, 주요 암호화폐 전반에서 위험자산 반등이 나타났다.
다만 리플은 주간 상승률이 더 컸고, 파생시장 거래와 롱 포지션이 현물보다 빠르게 늘었다. 앞서 본지는 리플 미결제약정 확대가 레버리지 쏠림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플 레버리지 비율 0.213은 가격 방향을 단정하는 수치가 아니다. 지금 확인된 것은 선물 미결제약정, 선물 거래량, 롱 계정 비중이 동시에 높아졌다는 점이다.
리플 시장의 다음 관전 지점은 레버리지 비율이 0.20 위에서 유지되는지, 선물 거래가 현물 수요를 계속 앞서는지다. 롱 계정 쏠림이 완화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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